KB금융 이사회는 "사안이 중대한 만큼 좀 더 내용을 검토하고 구체적으로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18일 이사회를 속개한다"고 결정했다.
KB금융 이사회는 이미 ING생명 인수 건과 관련, 여러 차례 논의를 했다. 하지만 결론은 쉽게 나지 않고 있다. 일부 사외이사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몇몇 이사진들은 보험업권이 어렵다고 지적했고, 인수 가격 자체를 문제삼는 이사진도 있었다.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인수자금을 비축해 두는 것이 더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어 회장은 인수가격을 조율, 2조2000억원대 수준으로 낮추고 직접 이사진들을 설득하기도 했으나 이날 이사회에서도 동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사회 연기가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취중 소동'과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지난달 20일 국민은행 중국 현지법인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던 어 회장이 사외이사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고성을 지르는 등의 소란을 피웠다는 해프닝을 말하는 것이다. 어 회장은 "왜 충정을 몰라주느냐"며 ING생명 인수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반대에 화를 냈다고 한다. 어 회장의 이같은 행동은 한편으론 사외이사들에 대한 무언의 압력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까지 나서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중이다.
노미란 기자 asia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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