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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이학주, 쉴즈의 조언을 새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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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주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학주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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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템파베이 레이스의 40인 로스터에 이학주가 포함됐다. 메이저리거를 뜻하는 25인 로스터는 아니지만 메이저리그에 결원이 생길 경우 승격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 데뷔는 시간문제일까? 그리 간단하진 않다. 이학주가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건 오는 7일 룰5 드래프트에서 다른 구단의 지명을 막기 위한 조치다. 룰5 드래프트는 마이너리그에서 3시즌 이상을 뛴 선수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대상 가운데 40인 포스터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는 다른 구단의 지명을 받을 수 있다.
룰5 드래프트의 대표적 성공사례는 요한 산타나(뉴욕 메츠)와 댄 어글라(애틀란타 브레이브스). 대부분은 성공과 거리가 멀었다. 영입 구단이 데려온 선수를 다음 시즌 내내 25인 로스터에 등록시켜야 하는 까닭. 말소될 경우 선수는 이전 구단으로 돌아가야 한다. 룰5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선수 대부분의 1년 뒤 원 소속구단 복귀는 여기에서 비롯된다.

이학주는 올해 마이너리그 더블A 몽고메리 비스킷츠에서 116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1리 OPS(장타율+출루율) 0.696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다 말하기엔 부족한 성적. 그럼에도 이학주는 40인 로스터에 등록됐다. 다른 구단들이 메이저리그 승격 가능성이 있는 선수로 내다본다는 의미다. 빅리그 데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그의 경쟁자들과 템파베이 구단의 사정을 들여다본다.

최강 마운드와 최악 공격력의 조화
템파베이는 올 시즌 90승(72패)을 올리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강팀들의 격전지인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인 탓이 크다. 대신 가을야구를 치른 건 뉴욕 양키스(95승 67패)와 볼티모어 오리올즈(93승 69패). 각각 지구우승과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을 밟았다. 아메리칸리그 우승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게 돌아갔다. 선수단은 정규시즌 템파베이보다 적은 88승(74패)을 올렸다.

조 매든 감독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조 매든 감독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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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파베이가 90승 거둔 원동력은 마운드였다. 팀 평균자책점은 3.19.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았다. 팀 실점(577점) 역시 전체 가장 낮았다. 공격력은 반대였다. 경기당 평균 득점은 4.30점(697점)으로 전체 18위였다. 아메리칸리그가 지명타자 제도를 실시한단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아메리칸리그 14개 구단 가운데 템파베이보다 낮은 팀 득점을 기록한 건 캔자스시티 로열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애틀 매리너스, 세 곳뿐이다.

빈곤한 득점은 중심타선의 부진에서 비롯된다. 카를로스 페냐의 성적은 타율 1할8푼4리, OPS 0.684. 루크 스캇도 타율 2할2푼9리, OPS 0.724에 불과했다. 이들만의 책임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했다. 100차례 이상 타석에 선 타자 가운데 OPS 0.800을 넘긴 건 벤 조브리스트(668타석, OPS 0.848), 에반 롱고리아(312타석, OPS 0.896), 제프 케핀저(418타석, OPS 0.806) 3명뿐이었다. 최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한 B.J 업튼은 팀 내 최다인 28홈런, 78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0.298였다. 연신 허공을 가르는 배트 탓에 삼진 1위를 함께 차지했다. OPS는 0.752에 불과했다.

타선은 부상 악몽도 겪었다. 140경기 이상 출전한 건 조브리스트, 업튼, 페냐뿐이었다. 처참한 성적에도 출장을 이어간 페냐를 바라보며 템파베이는 지난 6년간 베리 지토가 부상자명단에 오르길 고대(?)하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심정을 이해했을 것이다. 물론 다른 점은 있다. 템파베이는 페냐를 더 이상 볼 일이 없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지토와의 계약이 아직 1년 남아있다.

사실 템파베이에서 멘도사라인의 최고 정점을 찍은 건 포수와 유격수였다. 애초 호세 몰리나(타율 2할2푼3리, OPS 0.640)로 한 시즌을 버티겠단 결정은 무모한 배짱이었다. 수비가 되지 않는단 이유로 내보낸 존 제이소(361타석, OPS 0.850)는 ‘타자들의 무덤’ 세이프코필드에서 타격에 눈을 떴다.

주인 없는 춘추전국시대-유격수

올 시즌 앤드루 프리드먼 단장과 조 매든 감독의 골치를 가장 아프게 한 포지션은 유격수다. 자원으로 분류된 선수는 션 로드리게스, 리드 브리낙, 엘리엇 존슨, 조브리스트 등 네 명(베이스볼레퍼런스는 템파베이의 주전유격수를 엘리엇 존슨으로 분류). 유틸리티 플레이어들을 포함하면 인원은 더 늘어난다. 이들이 남긴 성적은 타율 2할4푼5리 OPS 0.729로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이었다. 조브리스트의 영향 덕이었다. 유격수로 출장한 177타석에서 타율 3할1푼2리 OPS 0.949를 기록했다. 조브리스트는 2루수와 우익수를 주로 맡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그의 성적을 제외하면 공격력은 메이저리그 최하위권 수준으로 떨어진다.

벤 조브리스트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벤 조브리스트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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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는 공격 기여도가 적어도 수비가 건실하면 팀 전력에 보탬이 된다. 템파베이 유격수들은 그렇지 못했다. 필딩율은 0.969로 메이저리그 전체 22위였다. 실책도 23개로 21위였다. 세이버매트릭스를 통해 살펴봐도 사정은 비슷하다. 런 세이브(Defensive Runs Saved)에서 +2.4로 비교적 선방했지만 얼티밋 존 레이팅(Ultimate Zone Rating)에선 -9.1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3.3이었다. 1년 사이 수비에 구멍이 생겼다는 증거다.

템파베이는 사실상 유격수를 존슨, 로드리게스, 브리낙 3인 체제로 운영한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공수에서 만족스런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가 없고, 구단 재정이 빈약하다. 지난 시즌 초만 해도 템파베이는 장기적 주전유격수로 브리낙을 낙점했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비 때문. 템파베이는 매 경기 변화무쌍한 수비시프트로 실점을 저지하는 팀이다. 브리낙은 2010년 각각 2루수로 +5, 유격수로 +6의 런 세이브를 기록했다. 타구가 오는 길목을 질 지켜 실점을 최소화한 셈. 유격수로만 출장한 지난 시즌은 +7이었다. 세이버매트릭스에 해박한 프리드먼 단장 포함 구단 수뇌부, 매든 감독은 이를 간과할 리 없었다. 문제는 타격. 브리낙은 메이저리그 풀타임 첫 해인 2010년 타율 2할5푼6리 OPS 0.692로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2년차인 지난 시즌은 타율 1할9푼3리 OPS 0.448이었다. 이는 메이저리그 최고 수비와 최악의 타격 평을 동시에 듣는 브랜든 라이언(시애틀)이 올해 남긴 타율 1할9푼4리 OPS 0.55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템파베이는 지난겨울 유격수에 돈을 쓰지 않았다. 브리낙, 로드리게스, 존슨의 무한경쟁 구도를 택했다. 세 선수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갖췄다. 브리낙은 타격은 최악이나 수비는 최상에 가깝다. 존슨은 셋 가운데 그나마 나은 타격 솜씨를 갖췄다. 수비는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한 번도 얼티밋 존 레이팅(UZR), 런 세이브(DRS)에서 플러스를 기록하지 못했을 만큼 형편없다. 로드리게스는 셋 가운데 공수 균형이 가장 잘 잡혀있다. 다르게 말하면 이렇다 할 특징이 없다.

시즌 초 16경기에서 타율 9푼5리 OPS 0.232에 그친 브리낙은 바로 마이너리그 행을 지시받았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더램 불스에서도 반등은 없었다. 타율과 OPS는 각각 2할3푼1리와 0.676이었다. 결국 그는 로스터가 40명으로 확대된 9월에도 메이저리그에 복귀하지 못했다. 존슨은 경쟁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 2할4푼2리 OPS 0.654를 남겼다. 그러나 11개의 에러를 범하며 내야진의 구멍으로 전락했다. 매든 감독의 한숨을 짙게 한 건 로드리게스도 마찬가지. 유격수를 보며 타율 2할9리 OPS 0.578을 기록했고, 수비에선 구단이 브리낙을 그리워하게 했다. 결국 그는 8월 3일 마이너리그 행을 지시받았다. 로드리게스 역시 브리낙과 같이 확장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트리플A 더램 클럽하우스에서 라커에 주먹질을 하다 오른손이 골절됐다. 결국 3명의 무한경쟁은 최악의 결과로 막을 내렸다. 인내심이 극에 달한 매든 감독은 시즌 후반 카드를 바꿔들었다. 유격수를 맡은 건 조브리스트였다.

2013시즌 템파베이의 주전 유격수는?

템파베이는 오프시즌 넘쳐나는 투수자원으로 트레이드를 시도해 공격력을 보강하려 한다. 가능성이 언급되는 선수는 제임스 쉴즈, 제레미 헬릭슨, 웨이드 데이비스, 제프 니먼, 알렉스 콥 등이다. 트레이드 추진에는 한 가지 단서가 붙는다.

“제대로 된 타자를 받아와야 한다. 손해 보는 장사는 절대 하지 않겠다.”

리드 브리낙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리드 브리낙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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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와 관련된 루머들은 뉴스를 통해 전해진다. 현재까지 드러난 거래 대상은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카고 컵스 정도. 엘비스 앤드루스와 주릭슨 프로파, 스탈린 카스트로와 다윈 바니 등의 이름이 각각 오르내린다. 두 구단과의 협상테이블은 접점을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에이스급 선발투수를 필요로 하는 텍사스와 컵스는 쉴즈를 교환 대상으로 원한다. 템파베이가 제시하는 카드는 데이비스, 니먼, 콥 정도다.

얇은 지갑의 템파베이는 FA 시장도 노크한다. 당초 중심타선을 메워 줄 후보로는 마이크 나폴리가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보스턴 레드삭스를 비롯한 다수 구단이 관심을 보이며 영입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나폴리는 수준급 장타력을 갖췄지만 포수 수비는 최악에 가깝다. 1루 수비도 평균 아래. 하지만 몸값은 4년간 3600만 불이 거론되고 있다. 가난한 템파베이는 1월 이후 1년 계약이 가능한 선수, 소위 ‘로또’를 기약해야 할 판국이다.

템파베이의 타선보강이 소득 없이 마무리 될 경우 내년 시즌 주전 유격수는 브리낙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학주는 어떠할까.

우선 로드리게스는 올해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었다. 올해 49만 3천만 달러를 받은 로드리게스의 연봉은 어떤 식으로든 오를 것이다. 5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지급할 계획이 없는 템파베이는 그를 논 텐더(Non Tender)로 풀 확률이 높다. 브리낙은 시즌 개막 전까지 메이저리그 서비스타임이 2년 70일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었겠지만 메이저리그에 3주 정도만 등록돼 여전히 최저연봉에 가까운 돈을 받게 됐다.

이학주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학주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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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빅 마켓 구단들은 특급유망주나 특급 FA 선수들을 주전으로 기용한다. 이런 계획이 여의치 않을 땐 1~2년 단기계약이 가능한 B급 FA 선수를 영입한다. 스몰마켓 구단들은 가급적이면 내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타 구단에서 논 텐더나 지명할당이 된 선수를 영입해 전력의 공백을 메운다. 템파베이 역시 다른 스몰마켓 구단처럼 가급적이면 내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편. 하지만 여기에는 미세한 차이가 존재한다. 바로 연봉조청신청 자격을 얻지 못한 선수의 기용문제다.

다른 스몰마켓 팀들은 팀 내 유망주를 주전으로 활용할 경우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을 때까지 실전경험을 최대한 쌓을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면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는 첫 시즌(메이저리그 풀타임 4년차)까지 붙들어놓으려 한다. 템파베이는 다르다. 메이저리그 풀타임 첫해부터 만족할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을 때까지 좀처럼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풀타임 2년차 시즌에도 부진이 계속되면 기약 없는 마이너리그 행을 지시한다.

메이저리그 승격의 기준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을 정도의 성적을 남길 때,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부진할 때, 메이저리그에서 부상자가 속출할 때 등이다. 템파베이는 이 같은 방식으로 최저연봉 수준으로 선수를 쓸 수 있는 기한을 최대한 늘린다. 이 때문에 헬릭슨과 콥은 1년여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템파베이가 브리낙을 지난 9월 확장로스터 때 콜 업 하지 않은 이유 역시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빨리 얻지 못 하게 하려는 목적이 컸다.

템파베이는 브리낙이나 존슨이 내년 시즌에도 실망스런 모습을 보일 경우 마이너리그 행을 지시할 것이다. 이 경우 유격수를 맡을 수 있는 선수는 조브리스트만 남게 된다. 조브리스트는 유격수로서도 평균 이상의 성적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 그가 빠질 경우 2루수와 우익수에는 공백이 생긴다. 우익수는 배트 조이스가 메울 수 있으나 2루수는 대체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2루와 3루를 오고가며 쏠쏠한 활약을 남긴 케핀저를 붙잡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 경우 이학주에게 기회는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

이학주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 가장 칭찬을 받는 건 수비다. 사실 그는 유망주로 인식되기 전까지 “동양인 내야수는 수비가 안 된다”라는 편견에 시달렸다. 실제로 그간 메이저리그에 뛰었던 일본프로야구 출신 내야수 마쓰이 가즈오(라쿠텐 골든이글스), 이와무라 아키노리(야쿠르트 스왈로즈), 니시오카 츠요시(한신 타이거즈) 등은 모두 수비에서 “메이저리그 평균 이하”라는 질타를 받았다. 이학주는 적어도 이들보다 나은 평을 듣고 있다.

야구전문지 베이스볼아메리카(이하 BA)는 이학주를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수비 범위가 넓고 타구 판단능력이 좋다. 강습타구에 대한 대처도 괜찮은 편이다. 수비에서 핸들링이 부드럽고 평균 이상의 강한 어깨를 갖췄다. 글러브에서 빠르게 공을 빼내는 동작, 정확한 송구 등은 이학주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학주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학주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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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방망이다. BA를 비롯한 다수 야구전문지들은 스카우팅 리포트를 통해 이학주의 타격능력을 다음과 같이 평한다.

“공을 방망이에 갖다 맞추는데 급급하다. 의식적으로 밀어치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장타력이 감소했다. 외야 빈 공간을 향해 타격하는 능력이나 상대 수비의 중계플레이가 느슨한 틈을 이용해 한 베이스를 더 가는 빠른 발은 훌륭하나 외야로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만들어 내는 데는 어려움을 보인다.”

마이너리그가 한참 진행 중일 때 작성된 스카우팅 리포트는 애리조나 폴 리그(Arizona Fall League)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특급유망주들이 자웅을 겨루는 리그에서 이학주는 20경기에 출장해 81타석 동안 타율 2할4푼7리 OPS 0.616을 남기는데 그쳤다. 20개의 안타 가운데 장타는 1개(3루타 1개)였다. 애리조나 폴 리그를 관찰한 한 스카우트는 “외야로 타구를 날리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 왼손 투수의 바깥쪽 공을 밀어 쳐서 안타를 만드는 데는 상당한 재능을 보이나 오른손 투수의 몸 쪽 승부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템파베이 지역 언론들은 이학주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의 성적에 관계없이 시즌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점은 2014년으로 보고 있다. 이학주가 타격에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면 메이저리그 데뷔는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 타격이 이대로 정체되거나 트리플A에서 고전할 경우엔 정반대다. 템파베이 구단수뇌부는 그의 가치를 ‘브리낙과 별다른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운 선수’로 단정지어버릴 수 있다. 이 경우 이학주는 많은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내게 된다. 메이저리그로 콜 업이 되더라도 부상선수가 복귀하면 바로 마이너리그로 가야하는 고달픈 처지가 될 수 있다.

그게 싫으면 더 잘해!

템파베이 에이스 데이비드 프라이스는 올해 생애 첫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모든 과정이 순탄했던 건 아니다. 프라이스는 2010년 실질적인 첫 번째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남긴 성적은 19승 6패 평균자책점 2.72. 20승에 근접한 승수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라는 불리한 환경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단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사이영상을 받을 만 했다. 그러나 수상은 13승을 거둔 펠릭스 에르난데스에게 돌아갔다. 아담 베리 MLB.COM 기자가 작성한 11월 15일 기사에 따르면 프라이스는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머문 데 크게 자존심이 상했다. 괴로워하는 프라이스에게 템파베이 투수진의 리더 쉴즈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게 싫으면 더 잘 던져!(If you don't like it, pitch better!)”

데이비드 프라이스[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데이비드 프라이스[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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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스는 이후 야구에 대한 열정을 더욱 불태웠다. 결과는 2년 뒤 사이영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야구에 대한 열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스트레스는 컴퓨터게임으로 풀었다. 사이영상 수상자 결과가 발표된 11월 14일을 앞두고 프라이스는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최근 발매된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 2’에 열중한 까닭이었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가 들려올 때마다 야구와 게임에 몰두한 프라이스의 모습은 이학주에게 큰 가르침이 될 수 있다. 게임으로 밤을 불태우는 것이 클럽에서 밤을 불태우는 것보단 훨씬 더 나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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