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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詩]매창의 '여자의 슬픔(閨怨)'중에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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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 얼마나 사무쳤는지 알고 싶으시면/둘레 줄어든 금반지를 보세요
欲知是妾相思苦 須試金環減舊圍

매창의 '여자의 슬픔(閨怨)'중에서(2)

■ 금가락지 둘레가 반으로 줄었어요.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어떤 이들은 매창이 살이 빠지는 바람에 금가락지가 헐거워졌다고 해석한다. 그렇게 하면 실감나게 다가오지만, 이 문장을 해석하면 그렇게 풀기는 어렵다. 금환(금가락지)의 옛 둘레가 줄어들었다고 봐야 한다. 잘 변하지 않는다는 금가락지가 닳아 줄어들만큼 손으로 무엇인가를 한 것이다. 기도를 했을까. 아니면 참고 참느라 제 손을 마주잡거나 비비느라 그랬을까. 그렇게 해서 닳아버린 것이라면, 정말 재미없는 표현이다. 이 금가락지는 사랑하는 임이 선물한 것이다. 그녀는 임을 생각하며 끝없이 그것을 어루만지며 부볐고, 입을 맞추고, 때론 때리며 미워하다 다시 흐느끼며 싸안았을 것이다. 그렇게 날마다 그 가락지에다 상사병을 쏟았으니 온전할 수 있으랴? 애물(愛物)이 애물단지가 되고 애물반지가 되어, 지금 저렇게 황금도 닳아버렸단 얘기다. 내가 임을 생각하며 반지를 애무했다는 표현이니, 은근히 야한 이야기이다. 당신이 너무 생각나서 반지만 괴롭혔죠. 책임지세요. 이런 얘기라야, 매창답지 않은가.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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