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아,저詩] 매창의 '스스로 슬퍼함(自恨)ㆍ2'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샛바람 하룻밤 비에/버들과 매화가 봄을 다투네
이럴 때 가장 견디기 어려운 건/술잔 앞에서 사람 헤어지는 일이라
東風一夜雨 柳與梅爭春 對此最難堪 樽前惜別人

매창의 '스스로 슬퍼함(自恨)ㆍ2'
■ 혹시 이런 것 생각해봤는지? 마이동풍(馬耳東風)이라고 할 때 왜 하필이면 동풍인지? 마이서풍이나 마이남풍, 마이북풍은 안되나? 말 귀에 서풍이 불면, 그건 알아듣나? 여기서 '동풍'은 그냥 동쪽에서 부는 바람이란 뜻이 아니라 봄바람을 말한다. 봄바람이 부는 것을 알아채는 것은, 계절의 변화를 이해하는 감수성이다. 말 귀에 아무리 그 사인을 줘도 알아먹지 못한다는 뜻이 속담에 담겨있다. 봄바람은 산들바람이다. 동풍이 불더니 하룻밤 비가 왔다. 촉촉해진 대지에 해가 비치니 봄버들과 봄매화가 서로 봄을 차지하겠다고 싸운다. 버들은 이별의 상징이고 매화는 사랑의 은유이다. 이별이 승할 것인가, 사랑이 승할 것인가. 이런 암시를 깔아놓은 뒤에 매창은 대략난감 사태를 고백한다. 이런 풍경 속에서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술잔 앞에 있는 저 남자와 굿바이하는 일이라고. 결국 버들의 판정승. 어쩔 것인가. 사랑이 이별이면 이별도 사랑이 아니던가.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뒷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