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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詩]매창 '여자의 슬픔(閨怨)'중에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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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치는 마음 있지만 말로는 못하겠네요/하룻밤 끙끙 앓는데도 귀밑머리가 반쯤씩 빠지더이다
相思都在不言裡 一夜心懷 半絲

매창 '여자의 슬픔(閨怨)'중에서(1)

■ 시에 표현된 많은 언어들은 시인이 고심참담 끝에 내놓은 것이다. 그 어휘 구사를 따라 그녀의 뜻만큼 따라가려고 애를 써야 하는 건 독자의 의무이다. "상사의 마음이야 당연히 있지만 말 속에 그걸 넣을 수가 없네요." 지극한 마음이 어떻게 말로 표현되겠는가. 말로 표현 못하니 어떻게 해야 되겠는가. 몸을 보여줄 수 밖에 없다. 우선 머리카락을 좀 보시오. 귀밑머리(빈)가 반 가닥이라는 것은 하도 쥐어뜯어서 잘린 것일 수도 있고, 고민을 워낙 하다보니 빠진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귀밑머리가 떨어져 나갔다는 것인데, 이걸 많은 이들은 반쯤 흰머리가 된 것으로 풀어놓고 있다. 이건 아니다. 매창은 흰 머리가 된 것이 아니라 머리가 뜯기거나 빠진 것이다. 다만 임을 만나 하소연하는 것이니 과장을 좀 했다. 하루에 귀밑머리 반이 빠졌다면 안 본지 며칠이 지났는지 모르지만 지금 남아있을 머리칼이 없을 것이다. 그만큼 힘겨웠다는 얘기로 들어줘야 한다. 이 과장이야 말로 님 앞에 투정을 부리는 여인의 마음의 속살이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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