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호놀룰루공항에서 경비행기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라나이섬으로 날아갔다.
거제도만한 크기다. 인구는 3000명에 불과하지만 골프장은 2개나 있다. 이 가운데 포시즌이 운영하는 마날레베이호텔 내에 있는 골프장은 이름부터 독특하다. '마날레에서의 도전(The challenge at Manele)'이다. 18홀(파72ㆍ6850야드) 규모로 1993년 '옛날 골프황제'인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했다. 마날레만 바닷가 인근의 계단식 용암 위에 만들어져 수려한 경치를 자랑한다.
이름처럼 굴곡 있는 언덕 위에서 계곡과 절벽의 변화무쌍한 자연에 대한, 일종의 도전이다. 정확한 샷을 하지 않으면 공은 태평양의 바다 속으로 큰 아취를 그리면서 사라지거나 깊은 숲속으로 숨어 버린다. 시그니처홀인 12번홀(파3ㆍ170야드)에 도착하면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한다. 높은 티잉그라운드, 절벽 건너에 위치한 그린, 그 사이에는 흰파도가 넘실거리다.
정확하게 높은 탄도를 그리면서 '온 그린'시키지 않으면 공은 곧바로 수몰이다. 파라도 잡으면 기분이 좋아 저절로 어깨가 들썩인다. 17번홀(파4홀)이 가장 도전적이다. 거리는 340야드밖에 안 되는 짧은 홀이지만 티 샷부터 절벽을 넘어야 한다. 캐리로 190m는 돼야 IP지점에 도달한다. 18홀을 마치고 나면 '휴~' 하는 한숨이 절로 나오고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멀리 달아난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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