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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군 엔진 '유로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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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군 엔진 '유로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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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국 항공분야 방위산업은 그동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 80년대 전투기 조립생산을 시작으로 90년대 KF-16전투기 면허생산, 2000년대 F-15전투기 절충교역에 따른 기술확보, KT-1기본훈련기, T-50초음속훈련기 등 쉴새없이 달려왔다. 이제는 한국형 차기전투기(KFX)도 준비중이다. 한반도 지형에 맞는 독자적인 전투기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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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X사업은 하이급 완제품 전투기를 해외에서 도입하는 차세대전투기(FX) 3차사업과 달리 디자인, 성능 등을 한국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결정할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는 엔진 도 있다. 엔진은 전투기의 성능은 물론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유력 후보엔진기종 중 하나는 유로제트다. 유로제트는 세계 엔진유명회사인 롤스로이스(영국 33%), MTU(독일 33%), AVIO(이탈리아 21%), ITP(스페인 13%)가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기업이다. 이중 최대 지분을 보유한 롤스로이스의 영국 브리스톨 현지공장을 지난 13일 방문했다.

런던에서 자동차로 3시간을 달려가자 브리스톨에 도착했다. 런던과 마찬가지로 브리스톨의 날씨는 심통 그 자체였다. 가랑비가 오다가도 늦가을 바람으로 온몸을 움크리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브리스톨 현지공장에 들어서자 영국인들의 배려심에 마음이 금새 녹아 내렸다. 한국인을 환영한다는 의미로 방문센터입구에 영국국기와 나란히 한국 국기를 걸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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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를 담당한 한국판매담당 폴 매튜스 부사장은 첫 인사로 "롤스로이스는 이미 40년전에 항공엔진사업을 시작으로 한국과 동업자 관계"라면서 "한국 언론 최초로 방문한 것 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유로제트가 내세우고 있는 엔진은 'EJ200'이다. 이 엔진은 유로제트 회원국 4개국이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를 만들기로 하면서 동시에 진행해왔다. 각국에서는 엔진의 일부분을 책임지고 생산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고압터빈과 점검시스템, MTU는 고압압축기와 엔진제어시스템을 분담하는 식이다. 조립은 4개국 모두 가능하다.

안내자를 따라 찾아간 조립동은 일단 규모로 기자를 제압했다. 넓이만 2만 4000m², 높이만 4층 규모였다. 천장에는 엔진을 나를 수 있는 크레인 줄이 늘어져 있고 바닥에는 각 무기 체계의 심장에 해당되는 엔진들이 모여 있었다. 엔진들의 크기와 모양도 다양했다. 조립동에서 근무하는 4개팀의 구성도 엔진에 따라 헬리콥터엔진팀, EJ200팀, RB199수리팀, 함정 엔진팀으로 구분됐다.

유로제트가 자랑하고 있는 EJ200 조립라인에 들어서자 영국 공군에 올해 공급할 엔진 막바지 조립이 한창이었다. 4개국에서 조립한 부품을 모아 조립해야하기 때문에 복잡해 보였지만 공장직원들 손에는 도면조차 볼 수 없었다. 실무담당자인 지미 하트 씨는 "엔진을 하나를 조립하기 위해서는 책상에 도면을 모두 펼칠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면서 "도면은 컴퓨터 안에 250개단계로 나눠져 구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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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엔진을 한 조립동에서 작업을 하다보니 이색적인 풍경도 눈에 들어왔다. 각 엔진에 쓸 공구는 모두 정리정돈이 원칙이었다. 공장에 비치된 모든 공구와 부품은 바닥에 그려 진 하얀색 줄안에 정리하고 있었다.

이안 베일리 부사장은 "현재 생산중인 EJ200보다 업데이트된 엔진도 있다"면서 "한국이 이 엔진을 선택해 첫 고객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안 부사장이 설명한 유로제트의 새로운 버전의 엔진은 노즐부분이 상하좌우로 움직인다. 일정한 방향으로 에너지를 발산하는 엔진개념과 달리 여러방향으로 에너지를 뿜어내 전투기가 방향을 신속히 전환시켜줄 수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투기의 기동성은 물론 이륙거리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옆라인에 이동하니 허름해 보이는 엔진들이 한창 정비중이었다. 영국 공군의 토네이도 전투기에 사용하는 'RB199'엔진이었다. 이 엔진은 지난 2010년부터 5년간 롤스로이스가 성과기반군수지원(PBL)을 담당하기로 해 유지보수를 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연간 매출액 180억달러중 53%가 유지보수관련 매출인점을 감안한다면 핵심사업중에 하나다. 영국 공군의 입장에서도 유지보수예산을 50%가량 절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매튜스 부사장은 "롤스로이스가 한국에 공급하는 500개이상의 엔진중 400개의 엔진이 C-130수송기, P-3C초계기, MD500 등 국방분야"라며 "추가로 EJ200을 선택한다면 안정된 유지보수시스템을 보장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공장을 빠져 나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날씨가 화창했다. 항구도시였던 브리스톨이 2차대전 폭격이후 항공도시로 탈바꿈한 것만큼이나 날씨도 카멜레온 그 자체였다. 하지만 영국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 어느 무기체계도 이끌 수 있는 엔진기술이었다. 이 기술이 언젠가는 우리 군에도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품고 귀국길에 올랐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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