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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한숨소리 커진다

최종수정 2012.11.22 11:21 기사입력 2012.11.2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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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전담팀 꾸려 M&A 자체해결

금융위기 이후 규제강화와 시장환경 악화로 몇 년째 힘든 시절을 보내는 월스트리트 대형은행들의 주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기업들이 인수합병(M&A) 거래에서도 은행들을 외면하고 자체 역량을 통해 해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21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세계적 명품 브랜드 구찌·발렌시아·입생로랑 등을 소유한 프랑스 PPR그룹은 지난 8월 자사가 보유한 수입유통업체 CFAO의 지분을 일본 도요타그룹 계열 무역상사 도요타통상에 매각했다. CFAO는 프랑스 최대 자동차 수입유통업체로 아프리카 등에서 자동차와 의약품을 판매하는 회사다. 이 과정에서 PPR은 전 프랑스텔레콤 M&A 담당임원 샤를 드 플뢰루가 이끄는 자사 전담팀을 투입했다.

기업간 M&A시장은 은행들의 주요 수입원이었다. 은행들의 매출 중 M&A자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7% 정도지만 은행의 명성과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불투명성이 커진데다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조작 파문 등 은행들이 시장의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는 사건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불신이 커졌다.
기업 고객들이 점차 은행에 의존하지 않게 되면서 독일 지멘스처럼 자사 M&A 전문인력을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국 리서치업체 프리먼컨설팅 조사에 따르면 올해 미국과 유럽에서 단행된 M&A의 3분의1이 이같은 방식으로 이뤄졌다. 2003~2004년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2012년 세계 기업간 거래량은 2007년 대비 53% 감소했고, 유럽 위기에 M&A 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골드만삭스·도이체방크 등 세계 주요 은행들은 총 8만8000명을 감원해야 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의 리처드 잭슨 유럽·중동시장 M&A부문책임자는 “최근 기업들이 M&A에 더욱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면서 “거래의 효용성에 대해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보길 원하기에 은행을 믿는 대신 직접 팔을 걷어붙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 롱워스 영국상공회의소 사무총장은 “지난달 조사에 따르면 영국 기업들의 절반이 은행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은행들은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 포화…투자자 급속 이탈

역대 최고 수준의 발행 규모를 나타내며 올해 들어 때아닌 호황을 누려왔던 회사채 시장의 전성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글로벌 회사채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리스크와 미국의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돈을 빼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회사채 시장의 부흥을 주도해왔던 미국과 유럽의 프라이머리 딜러들이 회사채 보유 규모를 줄이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시장의 유동성이 위축되고 변동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FT는 지적했다.

올해 전 세계 회사채 발행 규모는 3조달러(약 3320조원)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2009년 수준에 근접했다. 주요국들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난 데다 낮은 국채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회사채로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은 역전되고 있다. 그리스 위기에 대한 해법을 놓고 유로존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데다 미국의 재정절벽 우려가 깊어지면서 위험도가 높은 고수익 회사채를 중심으로 자금 이탈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영하는 고수익 회사채펀드에서 최근 들어 하루만에 240달러가 빠져나갔다. 미국의 고수익채권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3주연속 투자금이 유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취약한 펀더멘탈에 비해 회사채의 인기가 지나치게 높은 만큼 과열된 회사채 투자시장에 대한 '버블'을 알리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물가불안 우려가 높아지고 기준금리가 상승할 조짐을 보이면 자금 유입을 넘어서는 속도로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김영식 기자 grad@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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