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초부터 진행한 강남·서초·용산구 일대 시유지 14개 필지(1657㎡)에 대한 공개매각 결과 단 1개 필지만 팔렸다. 서울시가 직접 매각에 나선 6개 필지는 모두 유찰됐고 캠코를 통해 위탁관리가 이뤄지던 8개 필지 중 관악구 신림동 587-122(84㎡)만 주인을 찾았다. 난곡길 확장공사 후 남은 잔여지로 예정가도 5억3328만원에 불과하다.
서울시 마지막 미개발지로 금싸라기 땅이라고 꼽히는 서울 강서구 일대 마곡지구 부지 매각도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12~14일 입찰을 거쳐 15일 개찰을 실시한 결과 33개 필지 중 7개가 팔려나갔다. 앞서 진행한 수차례 매각에서 시장의 철저한 외면을 받았던 것에 비해 선방했다. 낙찰가율도 100~116%까지 기록됐다. 그럼에도 부지를 쪼개고 입주 업종을 대거 늘리는 등 다양한 조건을 내건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로 보기는 힘들다. 게다가 이번에 팔려나간 상업·업무용지의 경우 C11-3구역(2921㎡)을 제외하고 모두 1200~1900㎡대의 소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이번에 유찰된 26개 필지는 대부분이 중대형으로 11월말 진행될 재공고 결과도 낙관할 수 없는 상태다.
마곡지구 사업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투자·입주 유치도 선결과제 중 하나다. 현재 마곡지구 입주를 최종 확정한 기업은 LG그룹과 코오롱그룹 뿐이다. 지난해말 선도기업 우선분양 당시 50여곳이 넘는 기업에게 마곡지구 입주를 권했지만 관심을 받지 못했다. 10월말 기준 입주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도 단 11개로 목표치인 200여개와 거리가 멀다. 2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지도 못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나마 송파구 문정지구 미래형 업무용지는 순조롭게 매각되고 있다. 수개월째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았지만 대규모 필지를 쪼갠 결과 상황이 바뀌었다. 이달 중순 진행된 입찰 결과 총 29개 필지 중 1800억원에 달하는 9개가 매각됐다. 심지어 3블록 3-8구역의 경우 분양 예정가 130억원보다 50억원이 넘게 낙찰되기도 했다. 인근 L공인 관계자는 “하지만 이번에 팔려나간 용지만이 알짜부지로 이외는 자체적으로 분양받아 사업을 진행하거나 임대하기도 쉽지 않아 잔여부지 모두를 매각하는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마곡이나 한옥마을 부지 등은 중장기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지로 매각이 시급한 것은 아니다”며 “은평뉴타운과 마찬가지로 시장 여건에 맞는 마케팅을 구사해 매각에 나설 예정이다”고 밝혔다.
반면 매각 작업이 늦춰질 경우 그만큼 사업 일정이 미뤄지거나 계획안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한 대형건설사 마케팅본부 관계자는 “미분양 주택, 미분양 용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분양조건을 완화할 경우 기존 계약자들과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낙찰자나 기업이 마음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져 사업추진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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