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평사들의 '황금시대' 저무나
S&P, 호주에서 거액의 배상금 물게될 듯.."신평사들, 등급평가 책임져야"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국제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앤푸어스(S&P), 피치, 무디스는 글로벌 신용평가 시장을 좌우하는 이른바 '빅3'다. 그러나 신용등급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무소불위 권력을 행사하는 빅3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1월 10일자)는 S&P가 호주에서 신용파생상품 등급을 잘못 매겼다는 이유로 거액의 배상금까지 물게 될 처지가 됐다면서 적잖은 파장을 예고했다.
최근 호주 지방자치단체 13곳은 2006년 S&P가 파생상품인 '고정비율부채증권(CDPOs)'에 매긴 최상위 등급(AAA)을 믿고 투자했다 2년도 안 돼 크게 손해를 봤다며 제소했다. 제소 대상은 S&P, 상품을 만든 ABN암로, 상품을 판매한 호주지방정부금융서비스(LGFS)다.
이에 호주 연방법원은 원고측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S&P가 복잡한 파생상품에 등급을 너무 높게 부여했다"며 "이는 투자자를 호도·기만한 행위"라고 판결했다. 이와 함께 피해액 1530만호주달러는 물론 이자, 법정비용 등 총 3060만호주달러(약 346억원)를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원고 측 변호사인 아만다 밴턴은 "이번 판결이 수년 동안 무책임하게 등급을 부여해 자기 배만 불린 신평사에 날리는 경고"라며 "신평사들은 이제 등급 평가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신평사의 등급 평가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은 첫 사례로 국제 신용평가 시장에 몰고 올 파장이 적지 않을 듯하다. 호주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신평사들과 관련된 유사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S&P는 신용등급이 "단지 '의견'에 불과하다"는 면책조항을 들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피치와 무디스 등 다른 신평사들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신용등급은 투자를 위한 하나의 기준에 불과하다며 '표현의 자유'로 보장 받아야 한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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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글로벌 경제에서 신용평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커진데다 독점 권력을 가진 빅3의 역할은 확대되고 있으니 이들 신평사의 책임 역시 강조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빅3에 집중되는 정보의 쏠림현상을 막고 새로운 신평사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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