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철퇴 축구'의 거침없는 질주가 아시아를 삼켜버렸다.
울산 현대는 10일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곽태휘-하피냐-김승용의 연속골에 힘입어 알 아흘리(사우디)를 3-0으로 완파했다.
흠 잡을 데 없는 완승이었다. 울산은 경기 초반부터 알 아흘리를 압도했다. 최전방 김신욱은 장신을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로, 측면의 이근호-김승용은 날카로운 돌파와 킥력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곤경에 빠뜨렸다.
중원에선 '방파제' 에스티벤의 활약이 돋보였다. 수차례 상대 패스 줄기를 끊어내는가 하면, 왕성한 활동량과 적극적 압박으로 알 아흘리 중원을 초토화 시켰다. 곽태휘-김영광을 중심으로 한 수비도 탄탄했다. 4만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은 덤이었다.
울산은 일찌감치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나갔다.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가 번뜩였다. 전반 13분 김승용이 올려준 코너킥을 타점 높은 헤딩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알 아흘리는 반격에 나섰지만 울산의 강력한 수비에 힘을 쓰지 못했다. 전반 32분 시모에스의 왼발 프리킥은 김영광의 선방에 힘을 잃었다. 전반 37분 알 무사와 시모에스의 연이은 슈팅 역시 울산 수비수들의 몸 날린 선방에 막혔다.
울산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호 대신 고슬기를 투입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여전히 주도권을 잡고 알 아흘리를 몰아쳤고, 결국 후반 23분 추가골을 넣었다. 에스티벤의 크로스를 받은 김신욱이 헤딩으로 공을 떨어뜨렸고, 이를 반대편에서 달려들던 하피냐가 헤딩으로 그대로 밀어 넣었다. 점수 차가 벌어지며 알 아흘리는 사실상 전의를 상실했다.
울산의 '철퇴 축구'에게 자비란 없었다. 후반 30분, 이번에는 이근호의 크로스를 받은 김승용이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쐐기 골까지 터뜨렸다.
이후로도 울산은 끊임없이 알 아흘리 수비진을 공략하며 수차례 슈팅을 시도했다. 후반 44분에는 김신욱의 헤딩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고, 추가 시간 김신욱의 골은 오프사이드로 무산돼기도 했다. 문수 경기장에는 울산의 확정적일 때 서포터즈가 부르는 곡인 '잘 가세요'가 울려퍼졌다. 결국 남은 시간을 잘 보낸 울산은 3-0으로 승리, 우승을 확정지었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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