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상담 창구에 앉아 상담 신청자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며 거듭 대출 금리를 우대해 적용하자는 말을 했다. 이 행장 옆에 있었던 서민금융 담당 실무자들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좌씨는 "원래 8% 정도의 금리로 대출을 받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왔는데, 내 신용등급으로 받을 수 있는 금리인 9.5%에서 행장님이 2%나 더 낮은 7.5%를 제시하니 기분이 좋다"며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과 우리은행이 공동으로 개최한 맞춤형 서민금융상담 행사는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과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신용회복위원회, 소상공인진흥원 등 15개의 기관에서 전문가가 나와 새희망홀씨 등 서민대출, 자영업자대출, 전환대출 및 신용회복지원 등에 대해 1대 1 개별상담을 했다. 서민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금융강연도 마련됐다.
하지만 은행 창구에서 받는 상담 이상의 정보를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도 있었다. 용산구 강민숙(가명,50)씨는 "상담 내용이 아직도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가 많고, 형식적이라 실질적인 도움을 얻지 못했다"며 "15개나 설치된 부스를 얼마나 떠돌아야 할지 막막할 뿐"이라고 말했다. 원스톱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상담 내용이 서민들을 위해 쉽게 마련된 수준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은 행사 시작 인사말을 통해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을 위해 몇년 전부터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지만 막상 내용을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행사로 서민들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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