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車 외투기업 먹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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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불연지돌연불생(不燃之突煙不生)이라는 말이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리 없다는 의미다.


외국인투자기업들의 최근 행보가 눈에 거슬린다. 특히 경영난을 겪은 이후 해외 자동차 브랜드에게 경영권을 넘긴 대한민국 태생의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외국계 최대주주의 모습은 이른바 '먹튀(먹고 도망감)'를 연상케 한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이 지난 25일 100여명의 기자들을 모아놓고 한국GM 설립 10주년 행사를 가졌다.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겠다며 만든 자리였다. 하지만 대단한(?) 중장기 성장전략을 기대했던 참석자들도 적지 않게 실망한 모습이었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호샤 사장이 "매년 1조원투자", "전기차 출시", "디자인 센터 증설", "글로벌 경소형차 생산기지" 등 구문이 된지 오래된 전략들을 늘어놓으면서도 정작 회사의 존속가능성과 직결되는 산업은행 지분인수여부, 다시 불거진 국내생산물량 해외이전 문제 등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는 점이다.

이같은 우려는 르노삼성과 쌍용차의 외국계 최대주주에게도 나타난다.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 사장은 올해 초 전격 선임된 이후 줄곧 방어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프로보 사장 역시 연말께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최대주주인 르노그룹 눈치 보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이 한국에 다녀간 이후에는 되려 구조조정, 재매각 의혹에 이은 삼성카드 보유 지분인수 루머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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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최대주주 마힌드라의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달 초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대한민국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먹튀'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지만 정작 재고용문제와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속 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사들인 회사의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가자는 심산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이유다.


이들 기업의 운영과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권은 외국기업에 있다. 사실상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해도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자본이 한국 토종브랜드의 명맥을 유지해주고 있는 것에 앉아서 좋아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아니 땐 굴뚝엔 연기가 나지 않는 법이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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