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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길섶에 욕심 하나하나를 버리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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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고래바위가 너럭바위가 되고, 너럭바위가 뾰족 바위로 작아졌다. 뾰족 바위가 징검돌이 되고, 징검돌은 주먹돌로 더 작아졌다. 주먹돌은 조약돌로, 조약돌은 공깃돌로, 공깃돌은 모래가 됐다. 마침내 모래는 검고 보드라운 흙인 명개가 된다." 어마어마하게 컸던 큰 바위는 세월이 흐르면서 작아져만 간다. 이 말을 우리 인생에 들입다 맞춰보자.

아기는 어린이가 되고, 어린이는 청소년으로 자란다. 청소년은 자라 청년이 되고, 청년은 나이 먹으며 성인으로 큰다. 성인을 자라 중년이 되고, 중년을 지나 노인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은 커진다.

이제 우리의 꿈을 이야기해 보자.
초등학교 때는 대통령이 꿈이었고, 중학교 때는 과학자나 의사가 미래상이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기술자를 꿈꿨고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좋은 직장에 입사하는 것이 꿈이다. 결혼하고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 현실에 변화가 없기를 꿈꾼다. 2세가 자라면 내 꿈은 사라지고 2세가 잘 자라기를 바란다. 노인이 되면 내가 꿈꿨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조차 헷갈리는 지경에 이른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우리의 꿈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다.

이순원의 '고래바위'는 꿈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설인지, 시인지, 동화인지 장르를 구분할 수 없다. 굳이 구분하려 들지 않아도 된다. '꿈은 어떻게 이뤄지는가'를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이순원은 산만큼 큰 고래바위가 바다를 보고 싶다는 꿈을 이루는 과정을 그렸다. 고래바위 상태로는 절대 갈 수 없다. 부서지고 작아져 물결에, 바람에 흩날려 움직이는 명개가 돼야 갈 수 있다는 것.

본문의 한 문장을 인용해 본다. 고래바위가 자신을 깨닫는 부분. "한 알의 모래가 된 다음에야 알았어. 작아지지 않고는 올 수 없는 길이라는 것을."

이순원은 작가의 말을 통해 "처음 가졌던 마음 안의 욕심들을 살아오는 길섶에 하나하나 버리고 비워가며 마침내 더 큰 세상을 만나고, 더 큰 자기를 완성해 가는 것은 아닐까요?"라고 말한다. 우리의 꿈은 욕심 안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욕심이 앞설 때 꿈은 현실적이지 못하고, 남에게 피해를 준다. 길섶에 하나하나 욕심을 버릴 때 내 꿈과 함께 다른 사람의 꿈도 배려할 수 있다. 꿈을 찾아 떠나고 싶은 이들이여! '고래바위'의 꿈을 좇아보자. 이순원 지음/북극곰/1만2000원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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