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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天·道·湖 제천은 온통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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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봉산에 올라 장쾌한 풍광에 넋잃고 자드락길 걸으며 가을을 품는다

자드락길을 걷는다. 나지막한 산기슭을 따라 걷거나 청풍호 호수길을 걷다보면 가을이 어느새 내품에 안기다

자드락길을 걷는다. 나지막한 산기슭을 따라 걷거나 청풍호 호수길을 걷다보면 가을이 어느새 내품에 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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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장쾌하다. 가슴이 벅차도록 장하고 통쾌하다는 뜻이다. 충북 제천의 비봉산에 올라서면 이런 비유가 딱 맞아 떨어진다. 금수산과 옥순봉 등이 병풍처럼 둘러쳤고, 그 사이로 청풍호와 남한강이 유유히 흘러간다. 호수 쪽으로 고개를 내민 밭들은 조각보를 이어 놓은 것처럼 알록달록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다. 어디 하나 흠잡을데 없는 그야말로 장쾌한 풍경이다. 531m의 낮은 산이지만 높아야만 빼어난 전망을 가졌다는 생각을 한 순간에 사라지게 만든다.

호반도시 제천은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으로 불린다. 월악산, 금수산, 비봉산 등 산세가 좋고 청풍호(충주호), 의림지의 물색이 아름답기로 소문났다. 깊어가는 가을, 제천으로의 여행은 그래서 신난다. 여기에 단풍도 이번주말이면 절정을 이룰것이다. 산을 오르거나 호수길을 걷거나 청풍호 드라이브에 나서거나 눈부신 가을여행길이 될게 뻔하다.

# 비봉산-장쾌한 풍광에 훨훨 날개짓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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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의 산으로 불리는게 바로 비봉산이다. 비봉산은 청풍호 쪽으로 불쑥 내민 땅에 솟아 있는 해발 531m의 산이다. 이 산의 비범함을 가장 일찍 알아본 것은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이었다.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기에 가장 적합한 바람이 부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어찌 그 이유 때문만일까. 아마도 그들은 비봉산의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빼어난 경관에 매료됐음이 틀림없다.
비봉산은 산 아래에서 정상까지 1시간쯤이면 넉넉하다. 등산로는 청풍면 연곡리의 자그마한 절집 봉정사 쪽이나 광의리, 대류리(1.8km)쪽으로 나 있다. 광의리에서 차고 오르는 길이 1.4㎞로 가장 짧지만, 연곡리(1.8km) 쪽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편이 조금 더 낫다.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편히 오를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광의리에 청풍호 관광모노레일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 최근 TV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도 소개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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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에서 왕복 8천원짜리 티켓을 구입하고 6인승 모노레일에 앉았다. 편도 20여분이 걸리는 모노레일은 50~60도가 넘는 등판 각도를 오르면 스릴이 넘친다. 자석에 안전벨트가 있지만 어린이나 노약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단풍이 무르익은 숲을 헤치며 모노레일이 막바지 힘을 토해내며 비봉산 정상으로 향한다.

모노레일이 닿는 비봉산 정상에는 널찍한 나무덱이 설치돼 있다. 덱은 패러글라이딩 활강을 위해 스키장 슬로프처럼 경사가 져 있다. 덱 끝의 벼랑에 서면 엄청난 고도감에 오금이 저려온다.
덱 위에 올라서면 그 빼어난 경관에 탄성부터 지르게 된다. 풍경의 스케일이 커서 단지 '아름답다'고 하기보다는 '장쾌하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이성건(50ㆍ서울)씨는 "편하게 올라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을 접하는게 미안할 정도"라면서"사방으로 펼쳐지는 호수와 산들로 마음이 다 상쾌해진다"고 즐거워했다.

정상에 서면 청풍호 전체의 모습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월악산, 금수산은 물론이고 첩첩이 이어진 봉우리와 그 능선들이 발목을 담그고 있는 청풍호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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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 어느 쪽으로 고개를 돌리건 다 호수다. 동남쪽으로는 구담봉, 옥순봉을 돌아온 유람선이 유유히 물살을 헤치고 있다. 패러글라이더가 이륙하는 서쪽의 발아래에는 봉긋하게 호수 쪽으로 내민 양평리 도곡리의 밭들이 조각보를 이어 놓은 것처럼 펼쳐져 있다.

잘 단장된 덱은 그저 그 위에 서서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아무래도 아쉽다.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훨훨 뛰어내리고 싶어지는 마음이 간절하다.

# 자드락길과 금수산-호수, 산, 계곡을 끼고 도는 명품 길
청풍호 자드락길은 호수를 중심으로 100리 훌쩍 넘겨 오르락내리락 산책하듯 내달린다. 자드락이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을 이르는 우리말로 이런 편안한 곳을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도록 길을 이은 것이다. 7개 코스 총 58km의 길 곳곳에 아름다운 풍광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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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에서 내려다보면 청풍호반은 정겨운 산촌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린다. 숲길과 호수길은 걷는이의 고단함을 덜기에 충분하다.

'작은 동산길'로 불리는 제1코스는 청풍 만남의 광장에서 시작해 정방사 입구 능강교까지 약 19.7㎞ 이어진다. 자드락길을 대표하는 코스다. 만남의 광장에서 출발해 모래고개와 작은 동산, 큰 동산, 레이크호텔, ES리조트 등을 지난다. 청풍호 건너로 솟구친 비봉산도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길은 대체로 완만한 편이나 모래고개에서 작은동산으로 오르내리는 구간은 약간 가파르다. 곳곳에 안내팻말이 서 있다. 상학현에서 능강교까지 7.8km 구간은 찻길을 걸어야 한다.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고 가장 아쉬운 구간이다.

천년고찰 정방사로 가는 2코스 '정방사길(1.6km)'은 솔숲과 길옆으로 맑은 물소리에 이끌려 올라가는 길이다. 절벽아래 제비집처럼 자리한 절집에서 바라보는 일망무제로 펼쳐진 월악산 영봉과 호수가 장관을 이룬다. 해우소에 앉아서 바라보는 황금빛 노을은 한번쯤은 누려보고 싶은 풍경이다.

정방사가 자리한 금수산 산행도 빼놓을 수 없다. 충주호의 푸른 물이 감싸고 돌아 어느 계절에 찾아도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지만, 유독 가을 단풍이 빼어나다. 단양군수로 부임했던 퇴계 이황이 아름다운 가을 풍경에 감탄해 백암산이란 이름 대신 비단 금(錦)자를 써서 금수산으로 바꿔 불렀다고 전해진다.

자드락길이 아닌 금수산 산행을 위해서는 제천시내에서 82번 지방도를 이용한다. 병풍처럼 펼쳐진 산봉우리와 청풍호를 바라보며 달리는 이 길은 가을 단풍과 호수를 즐기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충주호를 끼고 솟은 기암괴석과 산자락을 휘감은 붉은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자드락길 6코스 '괴곡성벽길(9.9km)'은 '산삼을 캔 심마니가 적지 않다'는 소문이 있을 만큼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길에서 만나는 다볼리 마을은 세가구가 마을을 이루고 있는 충북의 하늘아래 첫 동네다. 호수와 옥순봉 등을 조망하면서 산모퉁이를 돌아가는 구불구불한 길은 자드락길의 백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제천=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만종IC에서 중앙고속도로 남제천IC를 나서면 금성면사무소를 지나 청풍호 드라이브길이 시작된다. 이 길을 따라 자드락길과 비봉산활공장 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

△볼거리=제천은 한방약초로도 유명하다. 향기 약초주머니 등 약초를 활용한 생활용품 만들기와 천연염색 체험을 할 수 있는 수산면 하천리 산야초 마을을 추천할만하다. 민박을 하면서 체험을 즐길 수 있어 가족단위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다. 의림지는 고즈넉한 분위기와 포근한 솔숲이 어우러진 수변공원이다. 청풍문화재단지는 청풍호를 굽어보는 산마루에 자리 잡아 운치를 더한다. 한벽루, 금남루, 팔영루, 청풍향교, 고가와 함께 선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각종 유물이 전시돼 있다. 청풍호 유람선 관광도 있다. 충주에서 단양까지 52km 뱃길이지만 청풍에서 장회나루까지가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잠잘곳=제천에서 가장 유명한 숙소는 EㆍS리조트(http://www.clubes.co.kr)다. 알프스나 지중해에 있을 법한 자연친화적 리조트로, 대부분의 객실에서 청풍호를 조망할 수 있다. 또 리솜리조트 제천(http://www.resomforest.com)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백운면 경은사 위 산사면에 들어선 리솜 포레스트는 웰빙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신개념 휴양리조트다. 해발 400~600m에 이르는 숲 전체가 동선을 감싸고 있다. 모든 길은 자연 그대로를 지척에서 즐길 수 있는 오솔길이다. 이외에도 청풍리조트 레이크 힐(02-422-8100) 등 청풍호를 끼고 숙소들이 많다. 특히 레이크 힐은 가을을 맞아 청풍명월 자드락길 단풍패키지도 선보였다.

△먹거리=청풍리조트 레이크호텔 인근 교리가든(043-648-0077)은 쏘가리와 메기 등 잡고기를 이용한 민물매운탕으로 유명하다. 칼칼한 양념에 부드러운 생선살이 어우러져 비리지 않고 깊은 맛을 낸다. 약초와 산채를 활용한 건강 음식점들도 곳곳에 많다. 바우본가(043-652-9931), 예촌(043-647-3707)등이 맛깔스럽게 음식을 낸다고 소문이 났다.

△자드락길=1코스 작은 동산길 19.7km(280분 소요) 청풍 만남의 광장-능강교(청풍면 교리147). 2코스 정방사길 1.6km(90분 소요) 능강교-정방사(수산면 능강리 산49). 3코스 얼음골생태길 5.4km(170분 소요) 능강교-얼음골(수산면 능강리 산49). 4코스 녹색마을길 7.3km(185분 소요) 능강교-상천민속마을(수산면 능강리 산49). 5코스 옥순봉길 5.2km(150분 소요) 상천민속마을-옥순대교(수산면 상천리 722). 6코스 괴곡성벽길 9.9km(245분 소요) 옥순대교-지곡리(수산면 괴곡리 산104). 7코스 약초길 8.9km(220분 소요) 지곡리-율지리말목장(수산면 지곡리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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