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F 유치의 의미는 각별하다. 우리나라가 지구촌 화두인 기후변화와 녹색성장의 글로벌 허브로 떠오르면서 국제적 위상과 영향력이 한층 커지게 됐다. 앞서 신설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녹색성장기술센터(GTC)와 함께 이른 바 '그린 트라이앵글'을 구축한 것도 성과다. 2010년 기준 27개로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제기구 유치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GCF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기금 조달이 가장 큰 과제다. 2020년까지 선진국들이 연간 1000억달러를 조성하기로 했지만 지금부터 매년 1000억달러씩인지, 2020년부터 1000억달러인지가 모호하다. 누가 얼마를 낼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유럽연합과 미국의 재정 상황으로 미뤄 연간 1000억달러 조성이 여렵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점도 걸린다.
국제기구 유치의 효과는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6위, 증가율로는 1위다. 앞으로 우리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더욱 커질 것이다. 관련 규제를 더는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빈곤국 지원에도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 '그린 선진국'으로 인정받으려면 그에 걸맞은 책임도 떠안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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