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아파트 전세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요자들이 아파트 매입 시기를 미루면서 전세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대단지 아파트 입주 시기와 맞물리면서 전세가격이 하락해 주목된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경기 의왕시는 10월 둘째 주 들어 전세가가 0.5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평균 전세가격이 9월 이후 매주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로 입주 10년차를 맞은 내손동 반도보라빌리지 아파트에는 전세물량이 쌓이고 있지만 계약에 나서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집주인들은 전용 84㎡를 당초 2억2000만~2억5000만원에 내놓은 후 거래가 되지 않자 3000만원 가량 낮춰서 계약자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내손동 인근 N 공인 관계자는 "2422가구 대단지 준공 이후 전세물량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오래된 아파트들은 전세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새 아파트의 경우 편의시설이 잘 돼있어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높다"고 설명했다.
두 단지 인근에 있는 하대원동 주공아튼빌은 전용 108㎡가 올 초 2억4000만~2억6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지만 최근 1000만~3000만원까지 하락했다. 또 하대원동 성원초원아파트는 전용 84㎡ 전세가가 1억8000만~1억9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500만~1000만원 하락한 상태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소장은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 전세 물량이 일시에 많아지는데다 입주 전 아파트 잔금을 치러야하기 때문에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집주인들은 싸게 전세를 내놓는다"면서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오래된 인근 아파트 전세가도 함께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 3개월 정도 후면 전세가격은 제자리를 찾아간다"면서 "싼 전셋집을 구하는 세입자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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