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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물건이 없어요”… 강남권 전셋값 상승세 확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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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0여가구에 달하는 강북권 대단지 ‘미아동 삼각산아이원’의 중소형대 전셋값은 최근 2~3개월새 1000만~2000만원씩 오르며 인근 단지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

1350여가구에 달하는 강북권 대단지 ‘미아동 삼각산아이원’의 중소형대 전셋값은 최근 2~3개월새 1000만~2000만원씩 오르며 인근 단지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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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 전셋값이 또다시 급등 조짐을 띠고 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상승세가 이제는 중소형 아파트가 집중된 강북권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전국 전셋값 상승률은 0.3%로 최근 26년간 매년 9월 평균치(1.1%)에 못 미친다는 통계치도 서민들의 체감과는 거리가 멀다.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된 8월 이후 2000만~3000만원씩 매달 상승세를 기록한 곳은 물론 한 달여만에 1억원이 넘게 오른 단지도 눈에 띈다. 예년보다 재계약 사례가 많지만 잔여물량이 없는 만큼 호가가 그대로 시세에 반영되고 있다는게 현장의 분석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 변동치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이달초 KB국민은행이 내놓은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전국 전세가율은 62.1%로 200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역시 53.3%로 2009년 1월 저점(38.2%)을 기록한 후 상승세가 꾸준하다.

지역별로는 강남권이 가장 두드러진다.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4구 모두 중소형대 아파트가 몰린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급등했다. 강남구 일원동 상록수아파트(계약면적 74㎡)의 경우 지난 9월 3억2000만원에서 이달 3억4000만원으로 2000만원 뛰었고 인근 수서1단지(59㎡)와 현대아파트(95㎡)도 전달보다 1000만~2000만원 오른 2억6000만원대에 거래값이 형성된 상태다. 특히 논현동 동현아파트 84㎡는 9월 1억8500만원에서 10월 3억원대에 거래돼 1억원이 넘는 상승폭을 보였다. 9월 거래의 경우 급매로 나온 물건으로 실거래가로 기록하기는 어렵지만 중소형대를 찾는 수요층이 많아 집주인들이 호가를 재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게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서초구와 송파구 그리고 강동구 등 나머지 강남권도 마찬가지다. 반포동 일대 경남아파트 73㎡는 8월 2억6000만원에서 10월 2억8000만원으로, 미도아파트 84㎡는 9월 2억8500만원에서 10월 3억5000만원으로 7000만원이 넘게 뛰었다. 인근 에이아이디차관(72㎡)도 대부분 평형대에서 1000만~3000만원의 상승폭을 보였다. 송파구에서는 중형 전셋값도 일부 상승했다. 가락동 래미안파크팰리스 114㎡는 9월 5억원에서 10월 5억2000만원으로, 신천동 미성아파트 95㎡는 8월 2억8000만원에 거래된 후 9월 3억원, 10월 3억1000만원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강동구 명일동 우성아파트 84㎡ 역시 8월 2억5000만원에서 10월 2억9000만원으로 2개월새 4000만원이나 뛰었다.
명일동 L공인 대표는 “이번 가을 이사철이나 결혼철에도 예년과 같은 심각한 전세값 급등이나 전세난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소형물건을 찾는 사람들로 인해 가격대는 지속적인 상향 평준화를 그릴 것”이라며 “급매를 제외하고 앞으로도 급등하는 사례보다는 지속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전셋값 상승세가 강북권 일대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정보업체들의 조사 결과 강북권 급등세는 찾기 힘들지만 일부 중소형 대단지를 중심으로 움직임이 포착된다. 지금과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자금력이 부족한 1~2인가구나 신혼부부들의 전셋집 마련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 1350여가구의 대단지인 강북구 미아동 삼각산아이원 84㎡는 8월 1억9000만원에서 10월 2억1000만원대로 2개월새 2000만원 오르며 인근 SK북한산시티, 두산위브, 래미안트리베라2차 등을 자극하고 있다.

최근 몇 년새 신규 분양이 집중돼 도심내 ‘새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한 청구역과 약수역 일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당동 남산타운 84㎡는 저층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9월 2억7000만원대의 전세 거래값이 10월 3억1000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신당동 일대 K공인 관계자는 “찾는 사람에 비해 남는 물건이 없다보니 전셋값이 자연스레 뛰는 형국”이라며 “신혼부부들이나 2~3인 가구들의 경우 중소형 물건을 찾지만 이제는 이들이 쉽게 감당할 수 있는 보증금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고 말했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과거와 같이 단기간에 전셋값이 일제히 급등하는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하지만 눌러앉는 전세입자들로 인해 시장에 도는 물량이 적은 반면 수요는 계속 증가해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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