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9일 열렸던 한국은행에 대한 국회기획재정위의 국정감사는 김중수 총재 개인에 대한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여야 의원들은 김 총재로 인해 우리나라 중앙은행의 리더십과 신뢰성이 훼손됐다며 집중 성토했다.
글로벌 파이낸스는 물가 관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의 정확성, 통화정책의 안정성, 기준금리 관리 등을 기준으로 매년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의 점수를 매긴다. 올해에는 김 총재에게 평점 'C'를 줬다.
하지만 글로벌 파이낸스가 밝힌 각국 총재들에 대한 평가 근거를 들여다보면 보도의 기본이 되는 '팩트' 의 오류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올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하 시점은 7월이지만 6월이라고 잘못 언급돼 있다.
글로벌 파이낸스는 미국에서 발간되는 월간지로 구독부수는 5만부 정도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총재를 평가할 만한 매체도 아니고, 그럴만한 신뢰성을 갖고 있지도 못하다는 게 금융계의 평가다.
의원들의 다른 질문들도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과 경제 전망 등 국가 거시경제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심지어 "김 총재가 입이 무겁기로 유명한데 몸이 무거운 것 아니냐"는 인신공격성 발언과 "김 총재의 과거 야근 찬성 발언을 사과하라"는 생뚱맞은(?) 질타도 있었다.
김 총재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정작 한은에 대한 국책감사는 실종되고 말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의원들이 대거 물갈이 돼 한은 금리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질의를 기대했는데, 기대에 못미쳤다"고 평가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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