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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전어' 용덕한, 등 돌린 롯데 팬도 돌려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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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전어' 용덕한, 등 돌린 롯데 팬도 돌려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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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눈 부상에 따른 결장. 강민호는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웃으며 “우리에겐 ‘가을전어’가 있다”라고 했다. 용덕한이었다. 준 플레이오프에서 유독 강해 붙은 별명, ‘가을전어.’ 명성다웠다. 9회 결승홈런을 치며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그 덕에 롯데는 2연승, 플레이오프에 1승만을 남겨뒀다.

전날 허술한 수비에 등 돌린 롯데 팬도 돌아오게 할 만큼 시원한 타구였다. 용덕한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 플레이오프 2차전, 1-1로 맞선 9회 1사에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상대 구원 홍상삼의 4구째 시속 146km의 직구를 통타, 그대로 왼 담장을 넘겼다. 투수전으로 전개된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결승포. 가까스로 리드를 챙긴 롯데는 이어진 수비에서 정대현을 투입, 상대의 반격을 봉쇄하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주역은 단연 용덕한이었다. 1차전 연장 10회 2루타로 역전득점을 올린 데 이어 또 한 번 맹타로 친정팀을 울렸다. 당초 맡은 역할은 백업포수. 이날은 달랐다. 주전포수 강민호가 1차전 수비에서 전준우의 홈 송구에 얼굴을 맞으며 눈 부상을 당해 처음부터 끝까지 홈을 지켰다.

선발투수 쉐인 유먼과의 호흡은 찰떡궁합이었다. 발가락이 온전하지 않은 파트너를 효과적인 볼 배합으로 유도, 6이닝을 1점으로 막았다. 용덕한은 “정규시즌 두산을 상대로 몸 쪽 승부를 즐겼는데 이번엔 역으로 갔다. 직구, 체인지업 등을 바깥쪽으로 던지게 한 것이 잘 먹혔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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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은 공격에서도 빛났다. 그는 두산 소속이던 2010년 롯데와의 준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6할6푼7리(9타수6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그해 정규시즌 성적이 타점 없이 타율 1할3푼6리였던 점을 감안하면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었다.
흐름은 또 한 번 재현됐다. 올 시즌 용덕한은 55경기에서 타율 2할3푼6리 1홈런 6타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가을의 냄새를 맡은 뒤는 달랐다. 2경기에서 타율 5할(6타수3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을 기록, 팀 타선의 핵으로 떠올랐다.

용덕한은 “솔직히 공격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 (강)민호의 결장으로 팀 공격력이 떨어졌다 판단돼 실점만 최소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직 승부는 알 수 없다. 롯데는 2010년 두산에 먼저 2승을 거두고도 3연패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매 경기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홈런 타구만큼 시원한 비장한 각오. 더 이상 두산의 용덕한은 없었다. 롯데 용덕한만 존재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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