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사, 해외투자손실 규모 4조원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국내 은행과 보험사들의 해외 유가증권 투자손실 규모가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식 의원(민주통합당)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제출받아 분석한 '국내 은행 및 보험회사 해외투자실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10개)과 생명보험사(19개), 손해보험사(14개)가 지난 9년간(2003년∼2011년) 해외 유가증권에 투자해 입은 손실규모가 4조원에 달했다.

국내 은행들은 200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849건, 8조3000억원 규모의 해외 유가증권(파생상품, 현금채권, 펀드, 주식, 채권, 예금 등) 투자했다.

이 가운데 271건(31.92%)은 이미 회계장부상 ‘손실’로 처리됐으며 액수로는 2조2000억원을 넘었다. 전체 투자금액의 25%를 차지한다.

김 의원 측은 은행의 해외투자 손실비중이 큰 것과 관련해 파생상품 투자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파생상품 투자 손실율은 89.2%에 달했다. 은행은 주식투자(54.43%), 펀드(25.94%), 현금채권(13.16%) 모두 손실율이 높았다.

보험사들의 성적은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생명보험사의 해외투자건수는 2427건이었고 투자금액은 총 27조54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329건, 1조3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투자금액 대비 4.82% 수준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총 468건의 해외투자를 했으며 규모는 7조8600억원을 나타냈다. 아 가운데 117건이 손실처리됐다. 액수로도 4300억원, 5.57%의 손실율을 기록했다.

김 의원은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안일한 태도가 문제"라면서 "은행과 보험사들의 ‘건전성’을 우려한다고 하면서 해외 유가증권 투자실패의 실태파악과 원인규명, 해법마련을 위한 노력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