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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방 없으니 사우나서 자라'는 관광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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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중국 국경절 연휴에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28명이 어제 사우나에서 잘 뻔했다며 자국 대사관을 찾아가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4박5일 일정의 한국 관광 길에 오른 이들은 가이드가 별다른 설명도 없이 사우나로 안내하자 자신들을 홀대한다며 대사관으로 향했다고 한다. 입으로만 관광입국을 외치는 우리나라의 낙후된 관광 인프라와 서비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중추절과 국경절로 이어지는 9일간의 황금연휴(9월29일~10월7일)에 중국인 관광객이 몰릴 것이라는 예상은 진즉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이맘때보다 30% 많은 10만여명이 한국을 찾았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에 따른 반사이익까지 누렸다. 하지만 이들을 대하는 우리 태도는 달라진 게 없었다. 불편하고 모자란 숙박시설에 지나친 쇼핑 강요와 바가지 상혼, 부실한 먹을거리와 불친절한 서비스가 관행처럼 이어졌다.
지난 7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이 월 1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연간으론 11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가운데 300만명으로 가장 많은 중국인 관광객은 씀씀이도 크다. 1인당 소비액이 230만원으로 일본 관광객의 두 배다. 올해 해외로 여행 가는 중국인은 약 8000만명, 곧 1억명 시대를 맞는다. 이들 가운데 겨우 3~4%만 한국을 찾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보여준 낙후된 관광 인프라와 바가지 상혼, 불친절한 서비스의 기억 때문일 것이다.

생각을 확 바꿔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반짝 특수'의 대상이 아닌 소중한 '내수(內需) 자원'으로 여길 필요가 있다. 더도 덜도 말고 우리가 해외여행을 가서 대우 받고 싶은 만큼만 하면 내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이 부진한 마당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앉아서 수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관광산업을 굴뚝 없는 산업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한 번 다녀간 외국인 관광객들이 또 오고 싶고 주변에 한국 여행을 권하도록 그들이 맛있게 먹고, 편히 쉬고, 즐겁게 볼 만한 거리를 만들고 우리 이웃처럼 대하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련 기관과 단체, 음식점과 숙박업소 주인들이 함께 손잡고 한국 관광의 역사를 새로 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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