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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불산 가스 공포 확산…정부 '무대책'에 주민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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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경북 구미시 '불화수소산'(불산) 누출 사고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사고 지역을 중심으로 불산 공포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이번 사고로 수십 명의 피해만 있었을 뿐이라는 정부 발표와 달리 현지에서 치료를 받은 사람은 900명에 이르고 있다. 사고지점에서 가까운 구미시 봉산리 등을 중심으로 농작물 180농가 91.2㏊, 가축 28농가 1300여 마리도 피해를 입었다.

정부는 사고가 발생한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뒤늦게 재난합동조사단을 파견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부산을 떨고 있다. 늑장 대처에 대한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안일한 대처…현실은 공포=사고가 난 지 8일이 지났다. 봉산리 주변의 포도나무와 벼는 하얗게 변했고 가축들은 콧물과 침을 흘리는 등 후유증이 심각한 상황이다. 괴기스러운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현장을 답사한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 국장은 "현지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고 말했다. 긴급 대피했던 봉산리 주민들은 사고 하루 뒤인 지난 28일 구미시가 "인체에 영향이 없다"는 발표로 집으로 돌아왔다. 당시 불산 농도는 1PPM으로 안전 기준치 0.5PPM의 두 배였다.

▲불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구미시. 밭의 배추가 하얗게 시들어버렸다.[사진제공=대구환경운동연합]

▲불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구미시. 밭의 배추가 하얗게 시들어버렸다.[사진제공=대구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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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지역 농산물과 가축의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사고 지역을 중심으로 공단의 가로수들은 하나 같이 말라 죽었다. 불산이 식물과 반응하면서 고체화 되기 때문이다. 정 국장은 "사고 이틀 뒤 바깥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목이 따가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부의 사후약방문=정부는 사고가 난지 일주일이 지난 4일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조사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환경부 장관이 본부장을 맡는 중앙사고수습본부도 꾸려진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도 검토되고 있다. 정부 스스로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한 셈이다.
환경부는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함께 관련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환경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역학조사팀 ▲수질팀 ▲대기폐기물팀 ▲토양지하수팀 ▲분쟁조정지원팀 등을 통해 사태 해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늑장 대처 비난과 함께 정부와 지자체 사이에 책임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사고 발생 후 국립환경과학원이 특수차량을 동원해 사고일대 불산 수치를 측정했고 그 데이터를 구미시에 제공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주민 대피와 복귀 등은 구미시가 알아서 판단했다는 주장이다.

◆시민단체 중심 대책위 꾸려질 듯=불산은 공기보다 가벼워 급속 확산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인근 낙동강 수질도 오염됐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사고 지역과 6km 떨어진 낙동강으로 불산이 날아갔을 가능성이 높다"며 "봉산리 뿐만 아니라 인근 구미시 양포동과 산동면 임천리 까지 피해가 확인된 만큼 수질 오염 부분을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의 정확한 상황을 파악한 뒤 공포 확산에 따른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각종 대책과 별개로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민대책위원회가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를 통해 이번 사태의 원인과 문제점을 면밀히 파악한 뒤 책임소재와 보상 문제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정수근 국장은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을 대피시킨 뒤 종합적 역학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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