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술은 장애·비장애인에 동등해"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전신마비라는 장애에도 강단에 설 수 있었던 건 IT 기술의 도움 덕분이죠"
지난 25일 오후 7시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선 특별한 강연이 열렸다. 연사로 나선 이는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알려진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다.
"IT 기술이 장애인의 삶을 바꾸고 있습니다. 제가 강단에 설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라고 힘주어 말하는 그는 IT기술을 '장애용품'이라고 표현했다. 사이버 공간에서만큼은 장애인·비장애인이 동등하다는 이유에서다. IT기술의 도움을 받으면 단지 조금 느릴 뿐 얼마든지 정상적인 삶을 살수 있다고 말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장애인들의 기술 접근성은 모바일 기기 대중화로 더욱 높아졌다. 특히 미국은 장애인의 손과 발이 되줄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상용화가 잘 돼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시각장애인이 밸브가 잠겼는지 아닌지도 확인 가능해요. 필요한 상황을 촬영해 친구나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면 되니까요"라며 "무선 인터넷과 클라우드를 접목하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접근성은 무궁무진합니다"라고 말한다. 컴퓨터가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여지가 99.9% 남아있다고 말하는 그는 "다만 가능성이 큰 만큼 갈 길도 멀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6년 전 캘리포니아공과대와 서울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지질 야외조사 마지막 코스인 데스밸리로 향하던 중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목 부위 네번째 척추가 다치면서 전신의 감각을 모두 잃었다.
그는 "책장은 못 넘기지만 PDF 파일은 넘길 수 있죠. TV 채널도 바꿀 수 있고 학생들에게 과제 독촉도 가능합니다" 이상묵 교수가 타고 있는 휠체어는 각종 기기가 연결돼 있다. 입김으로 작동하는 마우스는 끝부분을 빨면 왼쪽 클릭, 불면 오른쪽 클릭, 두번 빨면 더블클릭이 된다. 마이크에 영어로 문장을 말하면 컴퓨터에 전달돼 입력된다. 그는 휠체어 위에서 컴퓨터를 중심으로 한 각종 기기로 책도 읽고 집안도 돌보는 등 일반인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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