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영국 경제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아이폰5 조립업체인 중국 폭스콘에서의 벌어진 대규모 노동자 시위사태가 애플 협력사들의 고민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했다.
애플이라는 절대 '갑'과의 거래 유지를 위해 임금상승에도 불구하고 인력을 대규모 채용했지만 아이폰 한대당 제조비용을 8달러 선에 그친다. 그러다 보니 영업이익률은 뚝뚝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2004년초 6%대던 폭스콘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에는 2.4%로 절반이상 줄었다. 매출은 급증했지만 미세한 영업이익률 하락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아직까지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상황은 희망적이다. 런던 소재 연구기관인 에디슨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댄 리즈데일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부품공급사가 되는 것은 다른 업체와 거래하는 것에 비해 높은 이익을 보장한다. 제품의 수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전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애플과의 거래가 종료될 경우의 상황은 달라진다. 애플 의존도가 높을 경우 그 피해는 더 증폭된다. 영국의 울프슨과 CSR과 같은 반도체 업체들은 애플과의 협력관계가 종료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고통을 겪었다.
아이폰에 터치스크린 기술을 제공했던 대만의 TPK는 애플이 보다 신기술인 '인셀'을 적용하면서 매출의 상당부분이 사라지게 됐다. 지난 12일 아이폰5가 소개된 후 이 회사 주가가 6%가 하락한 이유다.
FT는 애플과 특허 분쟁을 치르며 부품 공급이 감소한 삼성전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워낙 대중화된 제품이고 이익률이 낮은 만큼 애플과의 거래종료가 오히려 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