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Leaders <12> 동화세상에듀코
◆책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자=돌파구를 찾기 위해 동화세상에듀코는 독서경영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작업에 착수했다. 김영철 대표이사의 주문은 간단했다. "직원들이 책을 좋아하게 만들어라". 김 대표는 "다만 자신이 읽은 책을 정리하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운송 마케팅ㆍHRD 팀장은 "책을 좋아하는 직원들은 다양한 지원을 반길지 몰라도 1년에 책을 한권도 보지 않는 직원들은 책을 사준다고 해도 부담스러워한다"며 "오히려 책을 더 싫어하게 될 위험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독서경영의 방향은 '어떻게 하면 책을 싫어하는 직원들도 책을 좋아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줄까?' 로 설정됐다.
김 팀장은 "우선 책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알려주고, 읽은 내용을 정리하는 방법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방법 등을 8주에 걸쳐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첫해에만 100명이 독서경영리더과정을 이수했으며, 내년까지 전 사원이 과정을 이수할 계획이다.
◆건의보다 아이디어 제안이 늘어나= 동화세상에듀코는 '독서경영리더과정'을 운영함과 동시에 각 지구별로 독서토론모임도 진행하고 있다. 독서토론모임의 운영방식, 책 선정과 토론방법 등은 각 지구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두 달에 한 번씩 활동내역을 사이트에 업로드하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만 두고 있다.
김 팀장은 "독서경영리더과정을 통해 책 읽는 방법을 제시하고, 지구별로 자유롭게 독서토론모임을 운영하면서 책 읽는 재미를 느끼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다만 최소한의 가이드라인과 독서활동을 승급점수에 반영하는 등의 보상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흔히 경영성과는 매출 증대와 연결짓는데 독서경영의 성과는 이 같은 방식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매출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워낙 다양해 '독서경영'의 결과로 매출증대를 설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김 팀장은 "다만 독서경영으로 인해 나타나는 변화는 조직 내에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동화세상에듀코의 경우 '건의'하기보다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직원들이 늘어났다. 우선 사내 홈페이지의 '건의사항'을 올리는 코너에 주당 올라오는 글 갯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과거에는 일주일에 평균 105.5건의 글이 올라왔으나 '독서경영리더과정'이 끝난 6개월 후에는 평균 234.4건으로 크게 늘었다.
글의 내용도 달라졌다.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고쳐달라, 바꿔달라'는 등의 건의 사항이 81%였으나 독서경영리더과정이 끝난 후로 건의사항은 59%까지 줄어들었다. 대신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글'은 19%에서 41%로 크게 늘었다. 김 팀장은 "이런 작은 변화가 기업문화를 바꾸는 단초"라고 설명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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