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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MASTERS]칠전팔기로 도전한 기술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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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이상만 명장 “후배에게 내 기술 모두를 다주고 싶다”

[KOREAN MASTERS]칠전팔기로 도전한 기술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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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쾅 탁탁’ 울산 현대중공업 건설장비본부 생산기술부 사업장엔 아침부터 망치소리가 요란하다. 치공구 명장인 이상만 씨가 건설장비 제작을 위해 요긴하게 쓰일 작업도구를 만드느라 한창이다. 건설장비사업본부에서 이상만 명장이 없었더라면 대형선박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크레인이 그 일을 대신했을지도 모른다.

이 명장은 1982년 울산에 있는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지금까지 무려 560여종의 치공구와 450여종의 권양(捲楊)지그(건설장비와 부품을 들어올리는 기구)를 제작했다. 첨단 장비와 기계를 대거 투입해도 생산이 쉽지 않은 초대형 건설장비도 그가 손대면 술술 풀려나갔다. 그가 만들어 낸 120톤짜리 초대형 굴삭기가 대표적이다. 이 명장은 상부축 무게만 40여톤에 이르는 것을 거뜬히 들어 올리는 권양지그부터 상하부 부품을 연결하는 작업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치공구를 자체 개발해 국내 최초로 120톤 굴삭기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상만 명장은 대형선박을 만들다가 88년도부터 건설장비부문으로 자리를 옮겨 굴삭기와 같은 건설장비를 만들다보니 다소 생소했다. 그러나 그는 끈기를 갖고 하나씩 생산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했고 어느새 맞춤형 공구의 달인이 됐다. 회사에서도 ‘이 박사, 저 사람한테만 가면 뭐든지 만들어 준다’고 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그는 2003년도부터 준비해서 2011년도에 명장이 됐다. 2004년과 2005년에는 다른 분야도 도전했지만 낙방했고 2009년엔 치기공구분야로 신청했지만 역시 고배를 마셨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부족할 때마다 더 노력해 이뤄낸 결과다. 칠전팔기의 승리다.

현장의 문제점이나 어려움, 생산성, 품질향상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을 했고 밤이고 낮이고 열정을 갖고 근무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지금 하는 일은 매우 보람있고 적성에도 잘 맞는 직종이라고 말했다. “새벽 3~4시까지도 문제해결을 위해 골몰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들어낸 치공구가 잘 사용되고 있을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이 명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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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중학교를 진학할 때 기술과목을 상당히 좋아했었다. 이 계통으로 가야되겠다고 생각해 공고 기계과를 가게 됐고 졸업 후 포상의 태성기공이라는 업체에 실습을 나갔다가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31기로 입사했다. 교육을 받던 중 부모님이 계시는 충북 제천근처로 직장을 옮기게 됐다. 그러다가 경북 봉화의 연화광업소 아연공장에 취업했다. 6개월여 동안 지하 640m까지 내려가 탄광일을 하던 그는 공구반으로 옮겨져 갱도 버팀목 등의 제작을 도맡았다.

하지만 3년여 동안 일하던 이곳에서 뒤늦게 함께 일하던 두 살 위 친형이 목숨을 잃는 참변을 당하면서 그는 탄광일에서 손을 뗐다. 그는 “지금도 갱도를 안전하게 받치는 버팀목을 만들지 못한 것이 너무나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아픔 때문에 그는 안전을 제1원칙으로 삼아 치공구 제작 때마다 혼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치공구 작업을 구조물의 종합 미학이라고 강조한다. 구조물 전체 설계에서부터 하중 계산, 선박 밀링, 유압장치 등 모든 기술분야에 정통하지 않으면 안전한 치공구 제작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이 명장은 치공구 분야 기능장 제도를 신설해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건설장비 조립반을 수료하고 협력사에서 근무 중인 아들에게 ‘대(代)를 잇는 명장’을 기대하는 이유다.

이상만 명장은 요즘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에서 후배들을 위해 강의를 하고 있다. “자식 같고 내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학생들에게 배울 점도 많은 것 같다”는 이 명장은 자신이 멘토했던 학생이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모습을 종종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 이상만 명장 “후배들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다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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