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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참 '국회스러운' 의원 세비 20%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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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지난해 말 의원 세비를 몰래 20%나 올렸다는 소식은 눈과 귀를 의심케 한다. 이로써 19대 의원들은 지난달 임시국회에서 본회의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고서 1000만원 넘는 봉급을 챙겼다. 그동안 정치권이 외쳤던 특권 내려놓기와 무노동 무임금 등 국회 쇄신책이 무색해졌다. 경제가 어렵고 일본ㆍ미국 의회에선 세비를 자진 삭감하거나 동결하는 마당에 우리 국회는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세비 인상폭과 절차, 시기 등 모든 게 찜찜하고 부끄럽다. 인상폭부터 터무니없다. 1인당 평균 세비가 1억3796만원으로 18대 국회 평균(1억1470만원)보다 20.3% 올랐다. 올해 공무원 봉급 인상률(3.5%)의 6배다. 세비 인상액(2326만원)이 대졸 신입사원 1년치 봉급에 해당한다. 세비를 올리는 과정에서도 꼼수를 썼다. 기본급은 월 624만원에서 646만원으로 공무원 봉급 인상률(3.5%)과 같게 하면서 수당인 입법활동비ㆍ특별할동비를 236만원에서 392만원으로 66% 올렸다. 결정 과정도 문제 투성이다. 지난해 11월 운영위가 국회 예산을 통과시킬 때만해도 없던 세비인상안을 연말에 처리시한을 넘겨 정부 예산안을 황급히 처리할 때 살짝 끼워넣었다.
정치권이 은근슬쩍 세비를 올릴 수 있는 것은 제도가 허술해서다. 의원의 일반수당과 입법활동비는 국회규칙에 따른다. 그나마 일반수당은 공무원 보수 조정비율을 참고하는데 입법활동비는 예산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다. 그러니 이번처럼 밀실에서 국회의장이 제안하고 여야 원내대표가 협의해 처리한 것이다. 사사건건 다투던 여야가 밥그릇 문제에는 손발을 맞춘 게 참 '국회스럽다'. 국립국어원은 2007년 우리말사전에 없는 신조어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열하게 다투거나 비신사적인 행동을 일삼는 면이 있다'는 형용사 '국회스럽다'를 추가했다.

세비 인상이 뒤늦게 밝혀진 과정도 토픽감이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세비가 20% 늘었으니 의원 개개인의 생산성이 올라가야 한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그 스스로 정기국회 때 대충하다가는 추가세비 반납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했다. 국회는 지금이라도 세비인상 자체를 철회해야 마땅하다. 아울러 공무원 임금에 버금가게 세비 결정과정을 투명하게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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