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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IB시장 진단] <상>국내 증권사 악전고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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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매매에 밀려 해외점포 쪽박

삼성證 등 2년째 적자
법인 축소 등 투자 위축


홍콩의 침사추이에서 바라보는 홍콩섬의 야경은 화려하기 그지 없다. 그 야경의 핵심에는 금융가가 자리잡고 있다. 세계 굴지의 금융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의 금융허브다. 그러나 유럽발 재정 위기 등으로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안좋아지면서 홍콩의 화려한 금융가에도 찬바람이 감돌고 있다.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감원에 나서며 이곳에는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수시로 불어닥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국적 증권사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그들 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시장환경에 놓여있는 한국 증권사들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홍콩을 교두보로 삼아 야심차게 추진했던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 전략은 어려워진 시장 환경에 밀려 표류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하면서 증권사들은 밖으로 시장을 넓힐 수밖에 없다. 해외 진출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을 모두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 전략을 점검해본다.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홍콩은 아시아의 국제 금융중심지로 뉴욕, 런던, 도쿄와 더불어 세계 4대 금융시장 중 하나다. 홍콩시장은 미국 달러가 자유롭게 거래되는 아시아 유일의 국제금융시장으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려는 자금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기업공개(IPO)에 있어서는 뉴욕과 런던 시장을 추월했고 중국 및 아시아 성장에 따라 그 매력이 더 커지고 있는 시장이다.
이 같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 홍콩은 한국 증권사들이 해외 진출 교두보로 삼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었다. 홍콩의 중국 반환 직전인 1996년 10월 말 홍콩에 진출한 한국계 금융기관 점포는 총 85개로 세계 전 지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을 정도였다. KDB대우증권 홍콩법인에 따르면 1997년 9개 증권사가 홍콩에 진출했고 2012년 6월까지 14개로 늘었다. 2006년 6개로 감소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야심차게 진출했던 것과는 달리 홍콩에서 이들이 거둔 성적표는 초라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9개 증권사 93개 해외점포의 적자가 9380만달러(약 1063억원)에 달해 전년 대비 3100만달러가 증가했다. 특히 홍콩에서의 위탁매매 부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홍콩 지역 점포의 적자만 6600만달러에 달했다.

글로벌 경기 우려 등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되며 홍콩에서의 영업환경도 녹록지 않았다. 뉴욕과 런던시장을 앞섰던 홍콩증권거래소의 IPO시장 규모는 올해 상반기에 전년 대비 70% 감소한 4조원을 기록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상반기에 5.5% 하락했다. 시장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외국계 및 중국계 증권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다.

이렇다 보니 적자만 늘어갔고 쌓여가는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가장 공격적으로 홍콩 진출에 나섰던 삼성증권은 올해 초 홍콩법인을 대폭 축소했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지난 2009년 164억원, 2010년 440억원, 2011년 상반기에는 2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역시 지난해 자기자본투자(PI)와 영업 부문에서 2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냈다. 이들 외에도 몇몇 증권사를 제외한 홍콩법인들이 누적되는 손실에 시달리고 있으며 해외 진출의 꿈은 자꾸만 멀어지고 있다.

국내 한 증권사 현지 법인 관계자는 “사정이 어렵다 보니 홍콩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들이 자꾸 위축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위기상황을 기회로 삼으려던 국내 증권사들의 시도가 자칫 무산될 위기”라고 토로했다.



홍콩=송화정 기자 pan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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