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이 몰리는 오후 6~7시 빗발이 거세지 않은 데다 평소보다 오히려 인파가 줄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지하철 3호선을 이용해 일산으로 퇴근하는 직장인 주모(29)씨 역시 "여느 비오는 날이랑 비슷하다"며 예상과 달리 혼잡하지 않은 퇴근길을 전했다. 한걸음 늦게 오후 8시께 퇴근한 직장인 김모(27)씨는 "우산 한번 뒤집히지 않고 집에 도착해 단단한 각오에 비해 오히려 허무했다"며 "빗줄기보다 먼저 피한 바람 역시 큰 장애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태풍피해를 우려해 재택근무를 택한 직장인들도 한산한 퇴근길에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박모(34)씨는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전날 팀장에게 보고하고 집에서 근무했다"고 말했다. 박씨 부서원 100여명 중 10% 이상이 이날 '스마트워킹'을 신청해 집에서 근무했다.
다만 오후 8시를 넘기며 빗줄기가 다소 거세지는 모습을 보여 늦은 시각 귀가하는 시민들은 도로 사정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순간적으로 흩뿌리는 비에 도로가 미끄러울 수 있으니 운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오후 한때 순간 최대풍속 초속 51.8m 강풍을 몰고 온 15호 태풍 볼라벤은 북한을 관통한 뒤 29일 오전 만주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태풍의 중심은 우리나라를 벗어났으나 아직 수도권과 강원 영서 일대가 초속 15m 이상의 강풍이 부는 직접 영향권 아래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수도권의 경우 자정까지 오히려 바람이 거세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내일 새벽까지는 추가 피해 발생 여부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박나영 기자 bohena@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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