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 현대, 신세계 등 국내 주요 백화점은 각각 내부 규정을 강화하며 일선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직원들이 고객 접점에서 근무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오후 3~7시 고객이 몰리는 시간에는 직원들이 매장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도 역시 최근 들어 현장 근무 지침이 강화됐다. 현대백화점 매장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매일 오후 2~5시 등 고객이 몰리는 시간에는 사무실에서 근무하기보다는 매장에서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도록 하고 있는데 최근 이 같은 규정이 더 강화됐다”고 말했다. 불경기로 인해 고객이 소비를 줄이고 있는 가운데 대(對)고객 서비스를 더 적극적으로 진행해 고객의 지갑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마트 워크'를 강조하며 현장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지침이 본사 차원에서 내려졌다”며 “매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아이패드를 지급해 상품관리나 내부 직원 간 간단한 의사소통은 현장에서 바로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또 “지난 2010년 6월부터 '슬림워크'를 진행하면서 불필요한 업무를 줄였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스마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업무를 효율화하도록 하고 있다”며 “불경기일수록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백화점의 일선 직원들까지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백화점이 사상 최악의 실적 감소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상반기 영업이익(K-IFRS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17.3% 감소했다. 또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올 상반기에 각각 전년 대비 1.6%, 0.7%의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매출은 늘었지만 지속적인 세일, 할인판매 등으로 영업이익은 급감하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고객 서비스를 강화, 실적을 올리기 위해 진행하는 궁여지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대안은 고객의 접점에서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에서 점포 직원들의 현장 근무를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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