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직원들의 빡센 불황나기 '컴퓨터·책상빼고 고객맞이'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소비심리 침체로 인한 경기불황의 불똥이 백화점 매장 직원들에게도 튀었다. 매장 일선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과거에 비해 심해지고 까다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 현대, 신세계 등 국내 주요 백화점은 각각 내부 규정을 강화하며 일선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일부 점포의 영업관리팀 직원들에게 책상과 컴퓨터를 2인당 1대씩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퍼 워크'를 줄이고 현장에서 고객 중심의 근무를 확대해야 한다는 뜻에서 이뤄진 조치다. 해당 파트의 직원은 “매장에서 고객을 직접 만나면서 근무하는 의미에서 최근 이렇게 규정이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직원들이 고객 접점에서 근무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오후 3~7시 고객이 몰리는 시간에는 직원들이 매장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도 역시 최근 들어 현장 근무 지침이 강화됐다. 현대백화점 매장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매일 오후 2~5시 등 고객이 몰리는 시간에는 사무실에서 근무하기보다는 매장에서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도록 하고 있는데 최근 이 같은 규정이 더 강화됐다”고 말했다. 불경기로 인해 고객이 소비를 줄이고 있는 가운데 대(對)고객 서비스를 더 적극적으로 진행해 고객의 지갑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신세계백화점은 현장 근무를 강조하면서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해 점포 직원들에게는 아이패드도 지급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마트 워크'를 강조하며 현장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지침이 본사 차원에서 내려졌다”며 “매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아이패드를 지급해 상품관리나 내부 직원 간 간단한 의사소통은 현장에서 바로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또 “지난 2010년 6월부터 '슬림워크'를 진행하면서 불필요한 업무를 줄였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스마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업무를 효율화하도록 하고 있다”며 “불경기일수록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백화점의 일선 직원들까지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백화점이 사상 최악의 실적 감소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상반기 영업이익(K-IFRS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17.3% 감소했다. 또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올 상반기에 각각 전년 대비 1.6%, 0.7%의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매출은 늘었지만 지속적인 세일, 할인판매 등으로 영업이익은 급감하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고객 서비스를 강화, 실적을 올리기 위해 진행하는 궁여지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대안은 고객의 접점에서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에서 점포 직원들의 현장 근무를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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