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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EU FTA 무역피해 첫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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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융자·컨설팅 등 무역조정 지원
FTA 피해 기업들 신청 잇따를 듯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국내 업체가 피해를 봤다는 정부의 첫 판정이 나왔다. 이 업체는 '무역조정지원기업'으로 지정돼 정부 차원의 융자와 전문상담 등을 받게 된다. FTA로 피해를 본 유사한 기업들의 신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 무역위원회는 22일 제306차 무역위원회를 열어 전북의 돈육업체 A사가 한ㆍEU FTA로 돼지고기 수입이 늘어 무역 피해를 본 것이 인정된다고 결정했다.

A사는 돼지고기 포장육을 생산하는 업체로, 무역위는 한-EU FTA 발효 후 품질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EU산 수입 돼지고기의 시장점유율 확대가 이 업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실제 지난 2010~2011년 시장점유율 변화를 살펴보면 국내산은 84.8%에서 71.0%로 줄고, EU산은 5.7%에서 12.2%로 크게 늘었다. 지경부는 무역조정지원제도에 따라 A사를 조만간 무역조정지원기업으로 지정해 융자, 상담 등의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 무역조정지원기업 최대 30억 융자 = 2007년 도입된 무역조정지원제도는 FTA 상대국으로부터 수입이 급증해 심각한 손해를 입은 기업을 무역조정지원기업으로 지정해 자금이나 상담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FTA으로 국내 산업이 타격을 입는 것을 줄이는 안전판 역할을 하는 셈이다.

무역조정지원기업으로 선정되려면 무역위원회로부터 피해 결정을 받아야 하고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무역조정 계획을 제출해 경쟁력 확보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받아야 한다. 두 가지 조건이 갖춰지면 지식경제부 장관이 무역조정지원기업으로 선정해 지원한다.

대상 기업은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다. 운전자금은 기업당 연간 5억원, 시설자금은 30억원 한도 내에서 3년간 받을 수 있다. 컨설팅에 필요한 비용도 80% 이내에서 4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7개 업체가 지원기업으로 지정돼 총 22억5000만원을 융자받았고, 컨설팅 자금으로 6400만원을 지원받았다. 한ㆍ칠레 FTA로 와인 수입이 늘어 매출이 줄어든 머루주업체, 한ㆍ아세안 FTA로 베트남 골프복 수입이 급증해 피해를 본 업체 등이 지원기업으로 지정된 바 있다. 지원기업으로 지정됐지만 직후에 파산해 도움을 받지 못한 기업도 1곳 있었다.

◆ FTA 피해 기업들 신청 이어질 듯 = 이번 정부의 판단은 한ㆍEU FTA에 대한 무역조정 신청의 첫 결론이여서 FTA로 경영에 타격을 입은 업체들이 잇따라 지원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위원회는 와인 수입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복분자주 업체를 비롯해 한ㆍEU FTA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업체의 신청을 3건 더 받아 심사 중이다.

무역조정지원은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무역조정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뤄지는데, 이 법 시행령이 지난달 개정되면서 피해 인정 기준이 매출액이나 생산량 20% 이상 감소에서 10% 감소로 완화됐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FTA로 피해를 본 기업의 신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형건 무역구제정책팀장은 "무역조정 지원 기준 완화에 따라 FTA 이행으로 인한 수입 증가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의 지원 신청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무역조정지원센터와 업무 협조를 통해 신속하게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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