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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올림픽 퇴장하는 살아있는 전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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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장미란[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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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세월은 막을 수 없다. 사실상 올림픽을 마감한 노장들. 성적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한 모습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내려놓은 태극마크도 여전히 빛난다. 발자취는 곧 한국 스포츠의 역사다.

장미란(역도)
세 번째 올림픽에서 ‘역도 여제’는 울었다. 4위로 아깝게 메달을 놓쳤다. 기록은 전성기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합계 289㎏를 들어 올리는데 머물렀다. 나이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 올해 28살. 이번 대회 출전선수 14명 중 두 번째로 많았다. 몸도 성하지 않았다. 2010년 당한 교통사고에 어깨, 허리 등에 부상을 입어 충분한 훈련 소화가 불가능했다. 퇴장하는 길은 쓸쓸하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 2개, 은 1개를 땄던 역도가 빈손이다. 미래까지 어두운 건 아니다. 장미란은 한국 여자 역도 사상 첫 그랜드슬램(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 아시안게임)을 달성했다. 3년 전 작성한 용상 세계기록(187㎏)도 그대로다. 후배들은 영원히 가슴 속에 품을 롤 모델을 얻었다.
이용대(왼쪽)와 정재성

이용대(왼쪽)와 정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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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성(배드민턴)
배드민턴 남자복식 동메달을 확정짓자 단짝 이용대와 진한 포옹을 나눴다. 7년 동거의 마침표였다. 처음 짝을 맞춘 건 2005년. 전라도 출신에 소속팀(삼성전기)까지 같아 최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각종 국제대회를 석권했지만 올림픽에서는 불운했다. 2008 베이징대회에서 덴마크에 막혀 1회전 탈락했다. 이번에도 발목을 잡은 건 덴마크. 준결승에서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 조에 세트 스코어 1-2로 졌다. 둘은 주저앉지 않고 동메달을 땄다. 정재성은 울먹였다. “최고의 파트너와 최후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게 앞으로 살아가면서 중요한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재성은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군 복무에도 다른 파트너를 찾지 않고 기다려준 동생을 이젠 뒤에서 응원한다.

윤경신

윤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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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신(핸드볼)
한국 남자 핸드볼의 간판은 포기를 몰랐다. 다섯 번째 올림픽 도전. 결과는 참혹했다. 한국은 5전5패로 조별리그 B조 최하위를 기록했다. “시원섭섭하다. 20년 넘게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그렇다.”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된 건 1990년. 세계 최고의 골게터였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7번이나 득점왕에 올랐다. 2002년에는 국제핸드볼연맹(IHF)로부터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림픽에서는 달랐다. 2004 아테네대회에서 득점왕에 오르는 등 맹활약을 펼쳤지만 한 차례도 메달을 얻지 못했다. 여기서 끝은 아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후배들을 양성해 지도자로 올림픽에 도전하겠다.” 윤경신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조호성[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조호성[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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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성(사이클)
마지막 도전은 아쉽게 끝났다. 6종목 순위 합계는 60점. 종합 11위였다. 올림픽은 16년에 걸친 도전이었다. 가능성을 보인 건 2000 시드니올림픽. 40㎞ 포인트 레이스에서 4위로 골인했다. 아깝게 놓친 메달은 한이 됐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른 뒤 그는 2004년 경륜으로 전환해 승승장구했다. 2005년부터 4년 연속 상금 랭킹 1위를 차지했다. 47연승의 대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2008년 돌연 은퇴를 선언, 아마추어로 돌아왔다.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였다. 꿈은 두 가지 벽에 막혔다. 38세의 적잖은 나이. 경쟁하던 외국 선수들은 코치가 돼 있었다. 런던올림픽에는 주 종목인 포인트 레이스도 없었다. 그는 대신 옴니엄을 택했다. 메달을 얻지 못했지만 도전은 아름다웠다. 오른 손날에 새긴 문구를 스스로 증명했다. ‘spero spera(숨이 붙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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