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LTE폰 쓰는데.." VoLTE는 그림의 떡

VoLTE 서비스 폰은 따로 있다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올해 초 '갤럭시S2 LTE'를 구입한 직장인 A씨는 지난 8일 국내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롱텀에볼루션(LTE)망을 이용한 음성통화 서비스(VoLTE)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반색했다. 하지만 이내 실망감이 밀려왔다. 자신의 스마트폰은 VoLTE 서비스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름 최신 LTE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HD급 음질의 VoLTE를 사용하려면 다시 신제품을 사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일제히 VoLTE 상용화에 나섰지만 대부분의 기존 LTE폰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의 혜택을 누리지 못할 전망이다. VoLTE를 위한 칩(베이스밴드 칩)이 내장돼 있지 않으면 기술적으로 이 서비스를 구현하기 어려운 탓이다.

SK텔레콤은 VoLTE 상용화를 시작하면서 적용 대상을 갤럭시S3 LTE로 한정했다. LG유플러스 역시 갤럭시S3와 옵티머스 LTE2에서만 Vo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서비스를 개시했다. 양사 모두 향후 출시되는 대부분의 LTE폰에 VoLTE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밝혔지만 기존 LTE폰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갤럭시S3가 아닌 기존 LTE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위한 VoLTE 업그레이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는 VoLTE 서비스를 위해서는 단말기 자체에 칩을 심는 등 하드웨어의 지원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3는 VoLTE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개발이 됐지만 기존에 출시된 LTE폰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는 기술적으로 VoLTE 서비스를 지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하드웨어 사양에서 베이스밴드 칩 탑재 등 필요한 부분이 있어 옵티머스 LTE2부터 VoLTE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LTE폰을 가지고 있어도 화제가 되고 있는 최신 서비스 VoLTE를 이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스마트폰을 통한 LTE 서비스가 지난해 9월 본격적인 상용화를 시작해 채 1년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1년도 사용하지 않은 LTE폰이 최신 서비스인 VoLTE를 지원하지 못하는 '고물'로 전락한 셈이다. HD급 음질을 보장한다며 떠들썩하게 서비스를 시작한 VoLTE를 바라만 봐야하는 기존 LTE 사용자는 500만 명을 훌쩍 넘는다.

SK텔레콤의 경우 갤럭시S3 LTE가 7월에 출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6월까지 가입한 LTE 가입자 약 330만 명이 VoLTE '구경꾼'이며 옵티머스 LTE2 출시 이전 LG유플러스 LTE 가입자 약 190만 명에게도 VoLTE는 '그림의 떡'이다. 올해 상반기에 통신 3사를 통해 판매된 주요 LTE폰만 살펴봐도 갤럭시 노트 250만대, 갤럭시S2 HD LTE 120만대, 옵티머스 LTE 70만대에 이른다.

김철현 기자 k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