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뚱한 길에 내린 무거운 햇살/갈대같이 휜 허리를 틀며/잠깐 숨고르는 빈 방에서/8월보다 고독했던 때는 없네/죽음도 말 건네지 못했던/서먹하고 서먹한 고독으로 짠 레이스/돌아누운 여자같이 기나긴 빛의 능선/9월이 와서 바스라진 시간의 뼈들을 거두리/8월보다 미쳤던 날들은 없네
■ 8월이 오면, 이 시의 행간 속에 뛰는 빛처럼 산다. 삶이 계속되는 한 내겐 8월이 있을 것이고 나는 이 시 속으로 걸어나와 가장 아름다웠던 고독의 환한 빈 방을 기웃거릴 것이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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