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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가볼만한 농가맛집③] 귀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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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다양한 문화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농촌.

농촌의 식재료는 도시와 차별화된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과 천연 조미료만을 사용하는 로컬 푸드이면서 오염이 없는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은 전수자가 전통 방식으로 조리한 향토음식, 집안내력음식, 제철음식 등을 제공한다. 그래서 '착한 음식'으로 불리기도 한다.
텃밭의 채소, 그 채소를 가꾸는 농부, 음식에 담긴 이야기, 추억 등 스토리가 있는 음식으로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또한 직접 음식을 만들고, 만든 음식을 먹어보는 음식 체험 등 농촌생활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추억을 맛 볼 기회이기도 하다.

자연과 함께할 수 있어 몸과 마음의 치유 공간으로 불리는 전국의 '농가 맛집'을 총 4회에 걸쳐 소개한다.

◆ 괴산의 숨겨진 밥상 '얼음골 봄' = 한 여름에도 찬 바람이 분다는 괴산군 얼음골의 이름을 따 지은 '얼음골 봄'. 충북 괴산군에 자리잡은 이 곳은 괴산 사람들만이 아는 비방이 숨겨진 밥상을 내 놓는다.
지역사람들 사이에는 흔한 풀이지만 약재로 쓰일 만큼 몸에 좋은 지칭개와 박달산의 약초로 맛을 낸 음식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지칭개는 맛은 쓰고 성질이 서늘해 열을 내리고 해독하는 작용이 있으며 부기를 가라앉히고 어혈을 없애는 데에도 활용된다.

'얼음골 봄'의 대표 메뉴인 '지칭개약초오리백숙'은 쌉싸래한 지칭개와 약초를 넣은 오리에 찰옥수수를 얹어 맛을 더한 최고의 여름 보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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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채취한 뽕잎, 오가피, 두릅으로 만들어진 반찬과 지칭개밥이 어우러진 '산야초 정식'은 몸을 쉬게 해주는 힐링 식단이라 할 수 있다. 집 된장으로 진하게 보글보글 끓여낸 된장찌개에 지칭개밥을 비벼 두릅생회를 척 얹어먹으면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수수 등 시골에서만 볼 수 있는 잡곡밥에 쌉쌀한 박달산 도토리로 쑨 묵사발과 함께 먹는 '도토리묵 잡곡밥'은 또 다른 별미다. 산야초가 들어간 빈대떡과 씀바귀로 부치는 감자전에 찰옥수수 막걸리를 한 잔 곁들이면 더위에 지친 몸이 어느새 회복된 느낌을 받는다.

괴산의 매력 가운데 깨끗한 남한강 줄기, 아기자기한 계곡, 소박한 듯 거친 산이 어우러진 자연을 빼 놓을 수 없다. 남한강 지류인 달천, 쌍천, 성환천, 음성천이 흐르는 괴산은 전형적인 산악지형으로 많은 계곡이 발달해 있다.

우암 송시열이 중국의 무이구곡에 비교하며 이름 지은 화양구곡, 이황 선생이 이름을 붙인 선유동구곡은 피서객들의 단골 휴식처다. 주변에 있는 얼음골, 점토골, 느릅재, 박달산, 주월산 등은 주말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이 즐겨찾는 코스이기도 하다.

새로 조성된 '산막이 옛길'은 3시간 등산, 1시간 30분의 트레킹, 호수유람의 3가지 방법으로 골라 즐기는 재미가 있다.

◆ 당일 잡은 민물고기 요리, 순창 '장구목' = 자연산 그것도 당일 잡은 민물고기로 만드는 매운탕의 맛과 안주인의 섬세함이 느껴지는 꽃으로 마무리된 상차림이 떠오르는 전북 순창의 '장구목'.

당일 잡힌 고기가 없으면 손님을 받지 않는 옹고집의 주인 덕에 민물새우라도 잡혀야 가볼 수 있는 독특한 맛집이다. 또 직접 채취한 죽순, 다래, 산뽕잎, 오디와 보리수 등 그때그때 가장 좋은 재료로만 음식을 준비한다.

장구목의 상차림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빠가사리, 메기, 쏘가리, 민물새우 등 다양한 어종으로 준비되는 민물 매운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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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이 불편해 한적한 것도 장점으로 음식만들기 체험을 하며 장구목 여울의 오묘한 바위모양을 감상하는 것도 큰 재미다. 이웃한 회룡마을은 풍수지리상 장군대좌형의 명당이라 이 물이 지나는 길목을 장군목이라 했다가 장구목으로 음이 변했다는 설이 전해온다.

밀가루에 산뽕잎 가루를 넣어 가족이 함께 조물조물 만들어보는 산뽕잎수제비, 온갖 꽃으로 만드는 꽃차(茶) 체험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밥상머리에서 주인장이 조분조분 전해주는 산, 나무, 풀, 꽃 이야기를 듣노라면 어린 시절 잠자리에서 할머니께 듣던 옛날이야기 생각이 절로 난다.

장구목이 위치한 순창군은 섬진강은 물론 최초의 군립공원 강천산, 이성계와 의병, 그리고 빨치산의 역사가 얽힌 회문산이 볼거리로 꼽힌다. 높이는 낮으나 폭포, 호수, 절벽 등 없는 것이 없다는 호남의 소금강, 강천산 군립공원은 안 가보면 후회할 명소 중의 하나다.

무학대사가 조선 건국을 위해 만일을 기도했다는 회문산은 구한말 최익현, 임병찬 선생이 의병을 일으킨 유서깊은 곳이기도 하다. 소설과 영화 '남부군'의 배경으로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 사령부로도 유명하며 순창하면 장류의 고향이므로 5일장을 빼먹으면 섭섭하다 할 수 있다.

◆ 차(茶) 향을 머금은 전남 보성의 '보성예가' = 차향정식, 예가정식, 녹돈정식, 녹계정식 등 보성 녹차의 모든 것을 입 안으로 느끼게 해주는 차향이 머무는 '보성 예가(藝家)'.

차향정식에 나오는 녹돈(綠豚) 삼겹살이 들어가는 녹차삼합은 새콤 김치, 콤콤한 홍어 맛에 녹차향이 어우러진 하모니를 선사한다. 예가정식은 돈베(전어창자)젓, 멜(멸치)젓, 전어젓갈 등 남도의 젓갈에 쌉쌀한 찻잎쌈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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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밤 하늘의 별과 달과 바람을 안주 삼아 지방무형문화재 주인장이 직접 빚은 강하주 한잔이 운치를 더해준다. 강하주는 찹쌀과 생강, 대추, 곶감 등으로 담아 보양효과도 뛰어난 여름 술이다. 보성예가 대표는 보성 전통 강하주 기능보유자(지방무형문화재 제45호)다.

제철의 싱싱한 어패류를 금방 딴 녹차 잎으로 버무려 만든 녹차회는 미식가의 입맛을 사로잡기에도 충분하다. 녹차회는 보성 강하주로 만든 식초, 녹차잎과 싱싱한 어패류를
함께 무쳐낸 것으로 바다와 녹차의 향을 그대로 전해준다.

녹차의 향을 오롯이 체험할 수 있는 전통 수제녹차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과 농가의 이야기를 엿듣고 싶은 여행객을 위해 민박이 운영된다. 보성예가에서 만찬, 녹차밭에서의 여유, 율포해변에서의 해수욕, 마무리는 해수녹차탕에서 힐링 스파로 멋진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영화처럼 새벽 안개속을 걷다가 떠오르는 아침 햇살에 빛나는 차밭을 눈에 담는 것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거리다.

보성은 우리나라 녹차의 80% 이상이 생산되는 곳으로 가까이에 있는 대한다원, 동양다원, 꽃동산다원과 같은 유명 차밭도 좋은 볼거리다. 여유가 있다면 미력면의 미력옹기, 벌교읍의 태백산맥문학관을 방문한 다음 고흥이나 순천으로 향하는 남도여행도 추천한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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