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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 M&A' 신동빈, 우연이냐 속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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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우연인가, 의도한 것인가.' 롯데그룹이 최근 인수한 해외 기업 대부분이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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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이 2009년 그룹의 새비전을 제시한 이후 인수한 타임스(현재 중국 롯데마트)와 말레이시아 석유화학기업 타이탄, 중국 럭키파이(홈쇼핑) 등이 모두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는 2009년 타임스의 중국 매장 65개를 7327억원에 사들였다. 중국 특성상 지점별로 법인을 개별적으로 설립해 운영하는데, 이들 법인들의 상당수가 조세피난처인 버진제도, 케이만군도, 싱가포르, 홍콩 등에 위치하고 있다. 버진제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정한 조세피난처이고, 케이만군도, 싱가포르, 홍콩 등은 우리나라 관세청이 조세피난처로 관리하고 있는 국가다.

또 타이탄은 아프리카 모리셔스 등에 법인을 두고 있고, 럭키파이도 케이만군도 등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별도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 있는 롯데백화점도 홍콩 등에 법인을 설립해 관리 운영 중이다.

이밖에도 롯데는 관세청이 조세피난처로 관리하고 있는 홍콩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도 다양한 현지 법인을 두고, 글로벌 사업을 벌이고 있다.
롯데측은 세금회피 목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인수 기업 모두가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두고 있어 우연이라기 보다는 당초 이를 염두에 두고 인수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들 기업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사업 확장이라는 본래 목적과 함께 조세회피라는 다른 욕심을 채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더군다나 롯데는 해외 M&A의 경우 국내와 달리 과감하게 베팅을 하면서 공격적으로 해외기업을 사들이는 다른 행보를 보여 조세회피 의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해외기업을 인수할 때 업계가 판단하는 가격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사들이는 사례도 있었다. 2009년 타임스 매장 65개를 인수할 당시 롯데가 지불한 금액은 7327억원, 점포당 131억원 가량의 비용을 지불했다. 지난해 11월 이마트가 중국 매장 6개를 약 220억원에 매각한 것을 감안하면 롯데의 타임스 인수가격은 지나치다는 평가다.

업계는 롯데가 시장 선점이라는 명분과 함께 감세효과라는 실리를 챙길 수 있었기 때문에 해외 기업 인수에서 과감한 베팅을 할 수 있었다고 관측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오비맥주, 대우인터내셔널, 대한통운 등의 인수를 추진하다 예상보다 적은 금액을 써내 인수에 실패했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2009년 3월, 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내세우면서 의욕적으로 M&A 강화 정책을 펼쳤다. 당시 롯데는 10년 뒤인 2018년까지 그룹 매출을 20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2018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 비전을 선포했다. 이후 롯데는 M&A 시장에서 말 그대로 '대(大) 약진'을 펼치며 국내·외 기업을 쓸어담듯 M&A를 진행했다.

롯데 관계자는 "우리나라 조세 시스템이 깐깐하기 때문에 이 같은 시도가 의미가 없다"며 "전혀 의도적인 M&A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법인들을 일괄적으로 통합하고 지역을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각 국가별로 조세관련 법률이 제각각이어서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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