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2012년 런던, 올림픽의 새 역사 쓴다
[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70억 지구촌 가족의 스포츠 축제' 2012년 런던올림픽이 7월 28일 오전 5시(이하 한국 시각) 영국 런던 리밸리 올림픽스타디움에서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을 이번 대회에는 203개국 1만 500여 명의 선수와 5000여 명의 임원, 2만 여명의 취재진이 참가해 축제 분위기를 한껏 달군다. 금메달은 총 26개 종목 302개가 걸려있다. 야구·소프트볼·남자 복싱 페더급 등 일부 종목이 빠졌지만 여자복싱 세 체급이 추가돼 전체 종목 수는 동일하다.
런던 올림픽은 여러 모로 올림픽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대회다. 개최도 하기 전부터 최초의 기록을 여럿 세웠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역사상 한 도시에서 세 번의 올림픽이 열린 것은 런던이 처음이다. 런던은 이미 1908년과 1948년 두 차례에 걸쳐 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바 있다. 진정한 남녀평등이 처음 실현되는 대회이기도 하다. 모든 참가국이 여성 선수를 출전시키기 때문이다. 그동안 종교적 이유로 여성 선수의 출전을 금기시해왔던 카타르·부르나이·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 국가들이 우여곡절 끝에 여성 선수의 출전을 허락했다. 여자 복싱이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것 역시 눈길을 끈다.
이번 대회의 또 다른 수식어는 친환경 올림픽이다. 런던은 유치 단계에서부터 '폐기물 제로(0) 게임'을 약속했다. 이미 시설 준비 공사에서 나온 폐자재 98%가 재활용됐다. 대회 기간 중 나오는 쓰레기도 70% 가량 재활용할 계획이다. 계·폐막식이 열릴 올림픽 공원은 과거 쓰레기 매립지였던 리 밸리(Lea Valley)에 지어졌다. 8만 명을 수용하는 주경기장에는 5만 5000석의 좌석이 가변석으로 설치됐고, 경기장 의자 재료로는 폐가스관이 활용됐다. 농구장은 재활용 가능한 흰 천막으로 지은 텐트형 임시 건물이다. 불필요한 경기장 건립이 가져올 낭비를 줄인 셈이다. 폐막 후 주경기장은 좌석 수를 줄여 잉글랜드 프로축구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으로 활용된다. 농구장은 해체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다시 사용될 예정이다. 역대 가장 친환경적 대회란 평가를 받기 위한 노력이다.
대회 운영 방침도 세계인을 하나로 잇는다는 올림픽 정신에 걸맞게 정해졌다.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기간 내내 사용될 1400만 명분의 식품 재료 구입 시 '윤리적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발맞춰 바나나·차·커피·초콜릿 등은 공정 무역(Fair Trade)을 통해서만 조달된다. 앞서 2009년 공정무역도시로 지정됐던 런던의 이미지를 올림픽에 그대로 투영시키겠다는 의도다.
성공적 대회 운영을 위해 기존 관광 명소를 경기장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고안됐다. 비용은 줄이면서 올림픽을 통한 도시 홍보까지 하는 일석이조의 아이디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사는 버킹엄궁전 앞은 마라톤과 경보 코스로 개방된다. 런던 시민들의 대표적 쉼터인 하이드 파크는 천연 트라이애슬론 경기장으로 활용된다. 영국 왕실 기마병의 교대식으로 유명한 호스 가드 광장 뒤편엔 2200톤의 모래로 만든 인공해변 비치발리볼 경기장까지 등장한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어지는 탓일까. 우려도 적잖다. 개막을 앞두고 불가리아에서 이스라엘 관광객 5명의 목숨을 앗아간 버스 테러가 발생, 런던 올림픽에도 비상이 걸렸다. IOC에겐 1972년 뮌헨 대회 당시 팔레스타인 '검은 9월단'이 이스라엘 올림픽 선수단을 습격했던 트라우마가 있다. 이에 영국 정부는 역대 최다 인원과 비용을 들여 보안 강화에 힘쓰고 있다. 대회기간 내내 1만 7000명 이상의 군 병력과 7000여명의 민간 경비인력이 올림픽공원 및 주요 경기장에 배치되며, 경찰 1만 2500명도 런던 주요 거리에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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