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밖에 난 담당 부사장 경질하고 관계 개선 나서
당초 토탈은 낙찰업체로 염두에 둔 현대중공업이 최종 선정을 앞두고 가격인하 요구를 거부하자 삼성중공업을 낙점하면서 현대중공업에 서운함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당시 수주책임자였던 담당 부사장을 경질하고 관계 개선에 힘쓰고 있다.
업계는 토탈이 발주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현대중공업이 수주해 온 점에 미뤄 이번에도 현대중공업이 낙찰받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번에도 현대중공업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결국 이 프로젝트는 삼성중공업에 넘어갔다.
당시 토탈은 현대중공업에 수주가격을 조금 낮춰 달라고 요구했는데 당시 해양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강창준 전 부사장이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자체 판단으로 거절하자 삼성중공업을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뒤늦게 안 이재성 사장이 토탈 경영진들을 직접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며 양해를 구했고 토탈 측은 강 전 부사장의 경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탈이 조만간 발주를 앞두고 있는 20억달러 규모 나이지리아 에지나 부유식 원유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FPSO) 프로젝트 수주전에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나란히 참여한 상태다. 강 전 부사장의 경질은 이 프로젝트만큼은 놓칠 수 없다는 현대중공업의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한편 3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삼성중공업으로 넘어가면서 올해 현대중공업은 조선 빅3 중 가장 초라한 수주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 상반기 49억3000만달러(20척)를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5%나 쪼그라든 실적이다. 경쟁사인 삼성중공업(65억달러ㆍ11척)과 대우조선해양(58억7000만달러ㆍ17척)에 비해 수주규모가 뒤처지고 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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