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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신비율 충족 위해 꼼수부리는 중국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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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빠지자 단기 고수익 상품에 크게 의존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중국 은행들이 여수신 비율을 맞추기 위해 금융당국과 고양이와 쥐처럼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행들은 그동안 이자율이 낮은데도 끝없이 밀려드는 예금 덕분에 대출을 자유롭게 했으나 이제 상황이 바뀐 것이다.
로이터는 최근 금리인하로 예금이 줄면서 은행들이 당국이 정한 여수신 비율을 맞추기 힘들자 고금리 단기 금융상품을 팔아 조달한 자금으로 분기 말마다 여수신 비율을 맞추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은행 수신 대비 여신 비율을 75%로 규정하고 있다. 은행들은 수신 즉 예금 감소로 이 비율을 맞추기 어렵게 된 상황에서 여신 즉 대출 축소는 경기부양을 위해 신용을 확대하고 있는 정부 방침과 어긋나 이같이 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현재 예금금리의 상한이 기준금리의 1.1배(3.5%)로 정해져 있는 탓에 예금자들이 뮤추얼펀드와 부동산,은행이 판매하는 단기금융상품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어 은행의 예금 증가가 둔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전월대비 위안화 예금감소를 지난해 이후 다섯 번 경험했다.앞서 2002년과 2010년 사이에는 월간 자금유출은 단 한차례 밖에 없었다.

은행들은 여수신비율 충족에 필요한 예금 유치를 위해 최고 10%의 이자를 지급하는 단기 자산관리상품(WMP)을 팔고 있는 데 이 상품의 만기는 분기 말이어서 투자금액은 자동으로 현금으로 바뀌어서 상품 투자자의 구좌로 들어온다.

은행들은 또 최고금리를 주는 은행에 자금을 이체할 수 있는 개인과 현금이 두둑한 예금브로커들에게도 기대고 있다.

예금 확보전쟁은 중국의 단기 자금시장인 머니마켓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은행간 단기 자금시장에서 금리는 월 마지막 주에 급등하는데 특히 각 분기 말에 두드러진다.

지난 6월27일 기준금리인 가중평균 7일물 채권한매금리가 4.40%로 뛰었는데 6월12일 2.55%에 비하면 근 2%포인트나 오른 것으로 2월 2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후 하락하는 등 분기말 급등 이후 하락하는 패턴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변동성을 반영해 예금도 분기 말마다 급증했다가 하루나 이틀 뒤 빠져서 고수익단기 금융상품으로 흘러들어간다.

통신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이런 관행은 은행의 유동성 규모와 안정성을 과장하고 중국 금융시스템의 문제점들을 가린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중국 금융시스템을 불안하게 할 것이 있다면 은행의 유동성이 그것일 것이란느 말이 바로 그것이라고 홍콩의 롬바르드 스트리트 리서치의 다이애너 초일레바 이사는 지적했다.

WMP 상품 판매는 폭발하듯 증가했다. 2009년 몇백건에서 현재는 약 2만건 ,3조 달러 이상에 이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영국 바클레이스은행은 올해 약 22조위안(미화 약 3조4000억 달러)의 같은 상품들이 팔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홍콩 DBS빅커스의 분석가인 알렉스 리는 “자금이 대차대조표에 들어갔다가 빠지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WMP를 산다면 그것은 은행 예금기록에서 빠지며 이는 해당 은행의 대출능력에 영향을 준다”고 꼬집었다.

홍콩 뱅크오브어메리카메릴린치(BoML)의 이자율 전략가인 에단 모우는 “ 소규모 은행들이 월말 수수료와 다른 전술을 동원해 단기 예금 유치를 하기 때문에 대형 은행들은 유동성 경색으로부터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은행간 자금시장에 대한 자금공급을 줄인다”면서 “월 말이나 분기말 소규모 은행들은 미친 듯이 예금유치에 나서는 만큼 대형 은행들은 경쟁은행들에게 고객을 잃을 것을 염려해 월말 대출에 신중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대차대조표 조작은 시장불안시 재빨리 증발해버리는 단기자금이 아니라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도록 하기 위해 시행중인 여수신제한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로이터는 꼬집었다.

더욱이 중국 공식 예금의 10%에 해당하는 WMP는 고착도가 없을 뿐 아니라 이 상품들을 팔아 조달한 자금이 장기 대출과 즉시 매각하기 힘든 유동성이 없는 자산 대출에 쓰인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WMP의 손실이 가시화되면 WMP의 대규모 인출사태에 따른 은행의 유동성경색 리스크가 생길 수도 있다. 루시 펑 노무라 증권 분석가는 최근 중국 신탁업 조사보고서에서 “단 한건의 디폴트만 생겨도 유동성을 얼어붙게 하고 결국에는 이 비즈니스를 위험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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