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하락 탓 경매로 넘어가 처분돼도 빚도 못 갚는 아파트 늘어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주택시장 뿐만 아니라 부동산 경매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매에 나온 물건의 낙찰가격이 떨어지면서 아파트를 경매로 처분하고도 빚을 갚지 못하는 '깡통아파트'가 늘고 있다.
지난 6월 총 경매건수와 낙찰건수는 각각 2115건과 714건으로 낙찰률 33.8%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39.4%(경매 1798건, 낙찰 708건)보다 5.6% 줄었다.
하지만 미회수금은 대폭 늘었다. 올 상반기 미회수금은 총 2126억2000만원으로 이미 지난해 상반기 1736억8000만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하면 채무자는 자신이 살던 집을 경매에 넘기고도 빚을 갚지 못해 신용 회복이 어렵고, 은행 등 은 회수하지 못한 대출금 때문에 부실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의 7월 평균 매매가는 9억4535만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10.6% 떨어졌다. 이른바 '버블세븐(서울 강남3구·양천구·경기 분당·평촌·용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말 7억7087만원에서 6억7151만원으로 12.9% 떨어져 하락폭이 더욱 컸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금융위기 전에 높은 감정가를 받았던 아파트가 이제 팔아봐야 빚도 못 건질 '깡통 아파트'로 전락했다"면서 "채무자와 채권자가 모두 손해를 보는 '루즈-루즈' 국면"이라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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