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음식이야 유물이야?" 냉장고 속 방치 음식물 보관기관 최장 3년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냉장고 속에 방치된 음식들이 가득하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나 주부들의 흔한 '고백'이다. 실제 조사 결과도 놀랍다. 우리나라 가정의 냉장고에 들어있는 음식물은 평균 34종으로 이 중에서는 최장 3년까지 냉장고 안에서 버티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8일 국립환경과학원과 자연순환사회연대와 공동으로 음식물쓰레기 배출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내놨다. 5월 3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수도권 거주 100가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다.
냉장고에 보관되는 음식물은 평균 34종. 그 중 냉동식품이 8종으로 가장 많았다. 양념류, 반찬류, 채소류가 각 6종이었고 과일류가 3종, 기타 4종이다. 보관기관은 냉동실에 보관하는 양념류가 155일로 가장 길었다. 냉동만두같은 가공식품은 33일, 반찬류는 18일이었고 최장 3년간 보관하고 있는 음식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물이 오래 보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냉장고 내 보관이 안심이 됐기 때문(58명)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버리는 것이 아까워서(46명), 냉장고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잊어버려서(40명)이라는 대답이 이어졌다. 냉장고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잊어버렸다는 대답도 40명에 달했다. 42명은 판매제품의 포장 단위가 커서 오래 보관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버려지는 식재료도 많다. 자주 폐기되는 음식물 종류는 채소류가 제일 많았다. 상추, 오이, 파 순서다. 반찬류는 평균 1종을 버리는데 나물무침, 김치, 어묵, 오이무침 등을 쉽게 버린다. 가장 많이 버려지는 음식물은 쉽게 상하는 채소류로 보관량 대비 폐기량이 12.5%로 집계됐다. 과일류, 보관량이 많은 냉동식품류가 그 뒤를 잇는다. 2주간의 조사 기간 동안 버려진 음식물만 계산한 것으로 연간 버려지는 양은 훨씬 많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응답자 중 60명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구입해서' 음식물을 버리게 된다고 답했다. 유통기한을 알 수 없거나 지나쳤다는 답도 59명이다. 요리할 시간이 없었다는 답도 55명으로 직장여성의 경우 요리할 시간이 없어 음식물을 많이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먼저 냉장고 보관 식재료의 구매일이나 유통기한을 적어 냉장고에 붙일 수 있는 '에코 테이프'를 제작, 배포해 버리지 않고 제 때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한 적은 양을 포장한 소포장 제품 구매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1~2인 가구용 제품을 모은 '싱글 코너' 설치 방안을 대형 유통업체와 협의중이다. 싱글 코너 운영 여부를 녹색매장 지정기준에 포함해 제도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 소포장 판매는 응답자 중 가장 많은 수(57명)가 버리는 음식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꼽은 대안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냉장고 정리 애플리케이션도 9월 보급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식재료 유통기한을 입력하면 유통기한이 끝날 즈음 자동으로 알려 주는 앱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평균치 이상으로 많이 내 놓는 가구에는 관리비 고지서를 붉은 색으로 발급하는 등 색상을 달리 표시하는 아이디어도 검토중이다. 급식소나 음식점에서는 식기나 식판의 크기를 다양화하고 칼로리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며, 우수 음식점에는 '음식문화개선 선도 음식점'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공공요금 감면, 포장용기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침을 고려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음식물 냉장고 보관실태와 계절별 특성을 파악, 정책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올해 2회 추가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20% 줄이면 경제적 이익이 5조원 발생하고 온실가스도 연건 177만톤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지난 2010년 2월 올해까지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 20% 줄이기를 목표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등을 추진해왔다.



김수진 기자 sjkim@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12년만에 서울 버스파업 "웰컴 백 준호!"…손흥민, 태국전서 외친 말…역시 인성갑 "계속 울면서 고맙다더라"…박문성, '中 석방' 손준호와 통화 공개

    #국내이슈

  • 디즈니-플로리다 ‘게이언급금지법’ 소송 일단락 '아일 비 미싱 유' 부른 미국 래퍼, 초대형 성범죄 스캔들 '발칵' 美 볼티모어 교량과 '쾅'…해운사 머스크 배상책임은?

    #해외이슈

  • [이미지 다이어리] 누구나 길을 잃을 때가 있다 푸바오, 일주일 후 中 간다…에버랜드, 배웅시간 만들어 송파구 송파(석촌)호수 벚꽃축제 27일 개막

    #포토PICK

  • 기아, 생성형AI 탑재 준중형 세단 K4 세계 첫 공개 벤츠 G바겐 전기차 올해 나온다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공개…초대형 SUV 시장 공략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코코아 t당 1만 달러 넘자 '초코플레이션' 비상 [뉴스속 기업]트럼프가 만든 SNS ‘트루스 소셜’ [뉴스속 용어]건강 우려설 교황, '성지주일' 강론 생략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