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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詩] 김범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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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날 또 아프게 해요/사랑이 날 또 울게 하네요/그렇게 사랑했던 추억마저 잊어달라며/사랑은 잔인하게 떠나가네요//정말 내가 괜찮을까요/그대가 한 그 인사처럼/그래 그댄 눈 가린 채 모르는 척/떠나는 게 차라리 편할 테죠//변할 수도 있는 거겠죠/저 바람도 매일이 다른데/그래도 이 세상에 살고 싶단 행복을 준 건/너무나도 고마웠어요

김범수의 '하루'
■ 가수 이은미는 사랑의 씨줄과 날줄을 아는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애인 있어요'의 속쓰린 반전을 노래할 때, 이 기막힌 코미디를 이은미만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믿었다. 터지는 내부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뚜껑 열린 주전자처럼 쏟아내는 사랑의 실린더. 그 고수가 결정적인 경연 무대에서 '하루'를 꺼낸 건, 저 노래에 담긴 영원한 바보를 읽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덴 가슴은, 다신 사랑 따윈 안 할거라고 생각했는데, 한 사람이 다가오자 모든 게 다 도루묵이 되었다. 그러다가 너무 사랑하는 바람에 놀라 자빠진 사랑이 다시 넘어가버렸다. 그리고는 운다. 울면서도 그 사람 욕은 못한다. 고려시대부터 사람 환장하게 해온 이 남녀상열지사의 애이불비(哀而不悲)가, 객석의 50대 아줌마의 눈물샘에도 흐른 것이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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