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주식갑부들의 파경史
지난해 12월부터 이른바 문재인 테마주로 부각되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었던 팜젠사이언스 과 에스메디 의 최대주주 구성에 변경이 생겼다. 최근까지 김수경 우리들병원그룹 회장과 이상호 이사장이 1, 2대 주주로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최근 이혼으로 이 이사장 지분이 김 회장에게 모두 넘어갔다.
이 이사장이 김 회장쪽으로 넘긴 지분을 공시일인 26일 종가로 환산하면 우리들제약 125억여원, 우리들생명과학 78억여원이 된다. 시가로 203억원이 넘는 상장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이 된 셈이다.
이 이사장이 이혼으로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 지분을 모두 정리하면서 두 종목이 테마주로서 계속 시장에 인식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우리들제약 등이 문재인 테마주로 부상한 것은 이 이사장이 고 노무현 대통령의 허리수술을 한 인연으로 대통령 주치의로 시장에 알려진 게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공동 경영주의 파경이 인수합병(M&A)전으로 번진 경우도 있다. 코데즈컴바인(옛 예신피제이)는 박상돈-오매화 회장 부부간 이혼소송이 경영권 다툼으로 전선이 확대됐다. 둘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2010년 6월, 주가는 오히려 한달간 3배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지분 경쟁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반 투자자들의 매수세까지 몰린 결과였다. 두 사람은 그 해 10월 합의 이혼하고, 박 회장쪽이 경영권을 가지는 선에서 일단락 됐지만 이후에도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이뤄진 주식담보 대출로 인해 횡령·배임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 지분 일부를 넥슨에 넘기면서 80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쥔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도 이혼으로 국내 재산분할 역사를 새로 쓴 아픔이 있다. 김 사장은 지난 2005년 이혼을 하면서 아내였던 정모씨에게 엔씨소프트 주식 35만6461주(3.84%)를 줬다. 당시 8만원대였던 엔씨소프트 주가를 감안하면 당시 주식으로 준 재산분할 금액만 300억원에 달했다. 만약 정씨가 지금도 엔씨소프트를 가지고 있다면 시가는 1000억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엔씨소프트는 26일 28만원으로 마감됐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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