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루피폭락 저지 대책 뭘까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인도가 자국 통화인 루피 폭락을 저지하기 위한 대책을 25일 발표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루피화는 올들어 달러화에 대해 가치가 21%나 하락하면서 물가상승과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한 기업들의 채권상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돼 왔다.
루피약세는 경제기초여건의 취약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공기업 주식매각 등 미봉책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구조개혁을 통해 달러 자금이 유입되도록 하는 게 근본해법이라고 외국 은행들의 분석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25일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라납 무케르지 인도 재무장관은 24일 콜카타에서 기자들을 만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은채 정부와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은 루피 폭락을 저지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피는 지난 22일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당 57.3275루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 국채위기로 투자자들이 위험성이 높은 자산을 기피하는 경향이 많아짐에 따라 신흥시장 통화는 올들어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루피는 지난 한 주 동안에만 무려 2.9% 하락해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큰 폭의 낙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루피화 폭락은 막대한 재정적자(국내총생산(GDP)의 8.4%)와 경상수지적자(GDP의 4%),성장률 둔화(1.4분기 5.3%),높은 물가승상률(5월 7.55%) 등 경제기초여건이 취약해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루피화 약세는 인도의 수출을 늘리는 효과도 내지만 인도의 주요 수출시장은 유럽연합(EU)이 국채위기로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품 가격을 높여 수입물가 상승에 이어 국내 물가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인도는 아시아 다른 국가들과는 정반대로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인도의 인플레이션 측정 기준인 도매물가지수는 5월 7.55%로 상승해 4월(7.23%)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인도는 원유수요의 80%를 수입에 의존하면서도 높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탓에 재정적자를 더 악화시키면서 원유수요를 높은 수준에 있도록 유지하는 정책실패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루피 가치 급락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높여 RBI가 경기침체에도 지난주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못하게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인도 현지 회사인 크리실의 마르마키르티 조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황이 매우 걱정스럽다”면서“외화표시 전환사채와 다른 지급금의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달러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외화표시 회사채는 사상 최대인 53억 달러에 이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인도 정부는 달러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해외거주 인도인들의 국내 예금유치를 비롯해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의 인도 국채와 회사채 투자한도 확대 등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기관투자들의 인도 국채와 회사채 투자한도는 각각 150억 달러와 200억 달러이다.
또한 공기업 주식매각이나 주파수 경매, 연료 보조금개혁,일부 품목에 대한 내국소비세 인하 등도 대안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인도 정부는 그동안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주식매각이나 이동통신사에 대한 주파수 경매,국유회사 지분 매각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며 외국인 투자자들을 모을 수 있는 개혁조치를 단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HSBC홀딩스 통화 애널리스트들은 “이는 루피 약세의 속도를 늦출 뿐 전체 방향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루피가 달러화에 대해 상당한 수준으로,그리고 지속해서 강세를 띠기 위해서는 인도 정부는 누더기 같은 단기대책이 아니라 필요한 구조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맘모한 싱 정부는 연정 동맹세력의 반발로 지난해 월마트와 다른 외국 기업들이 인도 소매시장 진출을 철회하고 부패방지법안과 연기금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를 허용하려는 법안을 보류해 달러 유입을 스스로 막았다.
집권 의회당 대통령 후보 지명자인 무케르지가 사퇴하면 인도 정부의 일정이 되살아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게다가 스웨덴의 조립가구업체인 이케아가 인도에 25개의 매장을 설립하고 6억 유로(7억5400만 달러)를 투자할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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