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증권사 직원이 고객이 계설한 개별상품계좌로 코스닥 특정 상장사를 집중거래하다 해당 종목이 상장폐지된 것에 대해 '과당매매'가 성립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손해 본 투자금을 돌려달라며 H증권사 직원 김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패소 선고한 원심 중 과당매매 불법행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박모씨는 1999년 H증권사에 개별상품계좌를 만들고 총 3억2600만원을 입금했다. 계좌를 관리한 직원 김씨는 코스닥 F사에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매했다.


김씨는 2006년 3월 부터 2008년 11월 까지 총 629회 주식거래를 하고 이에 따라 수수료 및 제세금 합계만 4191만원에 달했다. 박씨 투자원금의 12.8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1심 변론종결일 당시 계좌에는 F사 주식 5만5008주가 남아 있었으나 해당 종목은 가공매출·허위공시 등 문제를 일으켜 2009년 상장폐지됐다.

그러나 1·2심은 모두 원고패소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원고 동의 없이 임의로 계좌를 이용해 주식매매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유가증권의 종류·종목 및 매매의 구분과 방법에 관계되는 사항을 고객이 정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증권회사에 위임한 일임매매약정은 구 증권거래법을 위반한 것임은 분명하지만 고객에 의해 매매를 위임하는 의사표시가 된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사법상 효력을 부인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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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법원은 과당매매를 통한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다시 판단해야 한다며 사건을 원심으로 돌려보냈다.


대법 재판부는 "김씨의 주식매매는 전문가로서 합리적인 선택이라 할 수 없고 충실의무를 위반해 원고의 이익을 등한시했다"며 "무리하게 빈번한 회전매매를 한 결과 손해를 입혔기 때문에 과당매매행위로서 불법행위가 성립된다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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