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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공방에 사라진 220만 정보유출 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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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만을 바라보겠다는 새누리, 기업보다 못해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정치는 냉정하다. 철저히 계산에 따라 움직인다. 목적을 향해 거침없이 달린다. 경쟁자의 상처도, 보이지 않는 희생양도 밟고 일어선다. 그래서 때로는 무섭다.

새누리당의 당원명부 유출 사건이 그러하다. 시작은 개인의 문제였다. 한 당직자가 400만 원을 받고 문자발송업체에 당원명부를 넘긴 것이 발단이었다. 며칠 사이 사건은 경선부정으로 확대됐다. 예비후보들이 명단을 입수했다는 증언이 나와서다. 의혹은 해당 문자발송업체를 이용한 후보들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
'역시나' 정치 공방으로 이어졌다. 민주통합당은 부정경선을 통해 당선된 의원들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새누리당 전직 의원들도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영세 사무총장의 책임을 물었다. 새누리당은 야당 의원도 해당 업체를 이용했다며 물타기로 맞섰다.

물론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필요하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의혹제기도 유의미하다. 이를 통해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한 가지가 빠졌다. 개인정보를 유출당한 220만 명의 '피해자'다. 유권자 20명 중 한 명은 여기에 속한다. 여야의 흙탕물 싸움에 이들의 피해에 대한 고려는 없어 보인다. 사건 초기에 의례적으로 사과했을 뿐이다.
더욱 큰 문제는 자신이 피해자인지도 모르는 이른바 '유령당원'들이다. 기존 정당의 유령 당원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당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의사와 무관하게 몸집을 부풀려놓고 관리조차 제대로 못한 꼴이다. 한 지역간부의 증언도 나왔다. 자신도 모르게 새누리당 당원이었던 자의 진술도 있었다.(본지 6월 18일자 보도)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피해자 대책에는 관심이 없다. 과거 인터넷쇼핑몰과 포털사이트 등의 기업이 해킹 당했을 때와 너무나 다르다. 새누리당 당원명부는 이 기업들과 달리 암호화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더 큰 피해가 예상될 수밖에 없다.

이 기업들은 회원들의 이메일을 통해 정보유출 사실을 통보하고 사과했다. 특별 페이지를 만들어 직접 자신의 정보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 개개인이 피해를 입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대책의 시작이다. 국민만을 바라보겠다는 새누리당이 최소한 기업들만큼이라도 피해국민을 생각하길 기대한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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