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직장인들은 점심값 아끼려고 도시락을 싸먹고, 주부들은 10% 더 저렴하게 반찬거리를 사려고 마트 할인시간을 '죽치고' 기다리지만 이런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고객층이 있다. 바로 커플. 외식업계에서는 비즈니스ㆍ가족단위 고객 매출은 감소해도 커플 고객 매출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탑클라우드23 관계자는 "외식업계에서는 지난 5월 가정의 달 이후 가족 단위 고객이 조금씩 빠져나가고 있다고 본다"며 "불황 때문인지 오피스 상권임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 고객 비율도 감소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커플 고객은 예외"라며 "연인을 위한 프로포즈 코스가 있는데 개별 룸 사용과 프로포즈 이벤트 비용까지 합쳐 30만~40만원 정도 들지만 딱히 경기를 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인이 자주 찾는 패밀리레스토랑도 3~4인 이상의 가족보다는 2인으로 구성된 커플ㆍ친구 고객 비중이 더 많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테이블당 평균 고객수는 2.8명이고 가장 잘 나가는 스테이크 메뉴는 2인 '커플용 스테이크'다.
이처럼 외식업계가 경기 불황에도 커플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는 이유 중 하나는 데이트 할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식사'이기 때문이다.
직장인 최모(32)씨는 "밥을 먹든 커피를 마시든 데이트하면 돈 쓸 수밖에 없다"며 "전체 비용의 70%를 식비로 쓰고 있는데 이는 불황이랑은 크게 상관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아이를 위한 프리미엄 식품 역시 불황에서 비껴서있다.
성인이 먹는 소금보다 덜 짜 소아비만이 우려되는 아이를 위해 출시한 레퓨레의 프리미엄 소금 '우리아이 첫소금'은 전년동기대비 판매량이 23% 증가했으며 어린이 전용 김 '코코몽김'과 '코코몽자반' 등은 각각 32%, 36%씩 늘었다. 또 주부들 사이에서 분유 타 먹이기에 좋다고 소문난 프리미엄 물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귀뚜라미 샘물이 수입하는 '오지 베이비 워터'는 영유아나 임산부를 주 고객으로 하며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하반기 대비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커플과 아이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은 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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