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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불황이 뭐야?" 불경기에도 커플은 지갑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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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여자친구와 사귄 지 100일 된 기념으로 손장희(28)씨는 오는 주말 저녁 고급 레스토랑에서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설렘 반 걱정 반이다. 인터넷으로 식사비용을 미리 알아보니 1인당 10만원 코스. 아직 학생 신분인 그에게는 손이 후들거리는 수준의 금액이지만, 내심 이벤트를 기대하며 들떠있는 여자친구를 보니 '한번쯤은 비싼 거 먹을 수도 있지'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20만원이 드는 코스로 예약했다.

경기 불황에 직장인들은 점심값 아끼려고 도시락을 싸먹고, 주부들은 10% 더 저렴하게 반찬거리를 사려고 마트 할인시간을 '죽치고' 기다리지만 이런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고객층이 있다. 바로 커플. 외식업계에서는 비즈니스ㆍ가족단위 고객 매출은 감소해도 커플 고객 매출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레스토랑 공덕 탑클라우드23은 6월 전체 고객 중 커플 고객 비율이 24%로 지난달 18%대비 8%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동안 비즈니스고객이 31%에서 16%로 15%포인트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특히 커플 비율은 올해 20%내외로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프로포즈 명소로 알려진 종로 탑클라우드 역시 가족 단위 고객은 다소 주춤해졌지만 커플 고객은 전체 고객 비중의 30%를 차지하며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가 있었던 2,3월에는 32~33%를 웃돌기도 했다.

탑클라우드23 관계자는 "외식업계에서는 지난 5월 가정의 달 이후 가족 단위 고객이 조금씩 빠져나가고 있다고 본다"며 "불황 때문인지 오피스 상권임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 고객 비율도 감소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커플 고객은 예외"라며 "연인을 위한 프로포즈 코스가 있는데 개별 룸 사용과 프로포즈 이벤트 비용까지 합쳐 30만~40만원 정도 들지만 딱히 경기를 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인이 자주 찾는 패밀리레스토랑도 3~4인 이상의 가족보다는 2인으로 구성된 커플ㆍ친구 고객 비중이 더 많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테이블당 평균 고객수는 2.8명이고 가장 잘 나가는 스테이크 메뉴는 2인 '커플용 스테이크'다.
아웃백 관계자는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매출을 보면 아웃백은 예외인 것 같다"며 "고객들이 주문하는 메뉴 중 스테이크가 50~60%를 차지하는데 이런 메뉴는 보통 커플들이 즐겨 찾는다"면서 "이 덕분인지 이달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2%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식업계가 경기 불황에도 커플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는 이유 중 하나는 데이트 할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식사'이기 때문이다.

직장인 최모(32)씨는 "밥을 먹든 커피를 마시든 데이트하면 돈 쓸 수밖에 없다"며 "전체 비용의 70%를 식비로 쓰고 있는데 이는 불황이랑은 크게 상관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아이를 위한 프리미엄 식품 역시 불황에서 비껴서있다.

성인이 먹는 소금보다 덜 짜 소아비만이 우려되는 아이를 위해 출시한 레퓨레의 프리미엄 소금 '우리아이 첫소금'은 전년동기대비 판매량이 23% 증가했으며 어린이 전용 김 '코코몽김'과 '코코몽자반' 등은 각각 32%, 36%씩 늘었다. 또 주부들 사이에서 분유 타 먹이기에 좋다고 소문난 프리미엄 물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귀뚜라미 샘물이 수입하는 '오지 베이비 워터'는 영유아나 임산부를 주 고객으로 하며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하반기 대비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커플과 아이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은 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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