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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바스에 빠져버린 세계 경제]어쩌다 이렇게 내몰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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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 둔화·포퓰리즘 ...빚내서 돈쓰기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국가는 왜 부채에 의존한 경제성장을 추진하게 됐을까.
무엇보다 기술 혁신 속도가 과거에 비해 둔화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있는 조지메이슨 대학의 타일러 코웬 교수는 "1880~1940년 일상생활이 온통 새로운 문물로 변했지만 오늘날 인터넷 정도를 제외하면 1953년과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정책 당국 및 가계는 경제가 예전 같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성장은 부진했다. 뚜렷한 경제성장 동력이 없는 것이다. 2000년대 정보기술(IT) 호황이 있었다지만 IT를 통한 경기 회복은 실질 경제성장이 없는 성장이었다. 고용시장도 실질적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회계 컨설팅 업체 언스트앤영은 미국ㆍ유럽의 대기업 2000개가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신용경색에 대해 우려해 투자 대신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장부상 1조2000억달러(약 1396조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자금이 없어서가 아니라 딱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그냥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경제는 외형상으로 성장했지만 부채를 통한 외형 성장에 불과한데다 기업의 생산성은 떨어졌다.

로버트 브레너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 교수도 "1930~50년대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3.2% 성장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떨어져 1990~1996년 0.7%로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코웬 교수의 말마따나 "기술의 발전을 통해 따 먹을 수 있는 과일은 이미 다 따 먹었다."

둘째, 정치권이 부채에 의존한 경제를 적극 육성했다. 1990년대 이후 경기회복 양상이 크게 바뀌었다. 라구람 라잔 시카고 대학 교수는 "과거의 경우 경기 침체기가 와도 회복기에는 고용 회복이 속히 이뤄져 경기부양책만 적절히 동원하면 경기침체 문제가 해결됐지만 1991년을 기점으로 고용시장에 경기부양책이 먹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고용 사정이 나빠지자 시민들은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정치권에 대해 비판했다. 정치인들은 수년마다 찾아오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유권자들에게 돈을 안겨줬다. 이런 방식으로 세금을 줄여주고 금리를 낮춘데다 대출 폭은 넓혀줬다. 이는 곧 재정적자 심화와 가계부채 확대로 이어졌다. 그 결과 경제는 점차 부채의 수렁 속으로 빠져든 것이다.

경제성장 둔화와 정책적인 부채 경제로 세계는 외부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헤어나올 수 없는 크레바스에 빠지게 된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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