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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주식talk(22)] 일본車 노리는 中국부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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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게타카 (2009)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일본의 최대 자동차 회사 '아카마'. 아카마는 최근 들어 인도, 중국 등 신흥국 시장 진출에 실패하고, 일본 내수는 침체돼 거대한 부채를 떠안은 회사로 전락했다.

외국계 투자기업 '블루월'은 껍데기만 남은 아카마에 주목한다. 우호적인 자금을 자처하며, 신흥국 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지원, 국내 고용 유지, 현 경영진 유지라는 조건도 내건다. 아카마를 갖기 위해 그들은 주당 1300엔의 주식공개매수를 시작한다.
그러나 아카마의 경영진은 이를 적대적 매수행위로 규정하고, 백기사를 끌어모은다. 특히 아카마의 백기사를 자처하는 '와이즈펀드'는 주당 매수 가격을 1400엔으로 올리고, 주식공개매수를 하며 맞불을 놓는다. 주당 2000엔까지는 가격이 올라가도 확보된 자금을 통해 충분히 지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곧이어 블루월이 다시 주당 가격을 1600엔으로 끌어올리고, 와이즈펀드와 치열한 가격 경쟁에 들어간다. 치솟던 가격은 결국 블루월이 주당 2200엔을 선언하면서 일단락 된다.

무명의 투자회사 블루월은 아카다의 지분을 71%까지 확보한다. 블루월이 모든 일처리를 맡았지만, 그 뒤에는 중국의 국부펀드 CLIC가 있었다. 중국에도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를 만들겠다는 국가적 야망이 일본 자동차 회사 매수라는 빠르고, 간편한 방법을 선택하게 한 것이다.
아카마의 경영진은 결국 블루월과 사업협력을 하는데 합의한다. 중국의 엄청난 자금에 백기를 들었다. 하지만, 이어진 사업 계획안에는 모든 것을 중국에 넘겨주겠다는 내용만 담겨 있을 뿐이다. '자금과 인력 수급을 중국으로 전환. 중국에서만 2만명의 고용창출. 부품 납품처를 중국 현지사업자로 전환. 중국의 그룹인 바이화슈단에게 매각 후 계열사 전환' 등 중국 기업으로 전락하게 될 처지다.

영화 제목인 '하게타카'는 우리말로 '콘돌'이다. 병든 동물, 썩은 사체를 먹고 사는 콘돌은 부실기업을 헐값에 인수해 다시 높은 값으로 팔아 이익을 챙기는 펀드를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고유의 기술력을 갖고 있거나, 독점에 가까운 사업을 하고 있지만 우호적인 지분이 적은 기업이 '하게타카'의 먹잇감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사건들이 있었다. 2006년 외국계 헤지펀드인 칼아이칸이 KT&G에 주식공개매수를 선언했다. 이 때 국내은행 등이 백기사를 자처해 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적대적 M&A를 막기위해 '황금주(golden share)를 만들어 이용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보통주의 보유 비율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황금주는 극단적으로 단 1주만 갖고 있어도 적대적 M&A,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다른 주주의 이익을 과도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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